공사비만 9200억원 대어 '갈현1구역'···사업비대출보증 보류13년 만에 적자기록 HUG···보수적 자금운용 방침 세워거절 땐 금리부담 늘어나 조합원 분담금 증가 우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UG는 최근 갈현1구역 조합과 롯데건설이 신청한 '정비사업 사업비대출보증'에 대해 '보완요청' 결정을 내렸다. 자금조달 구조 상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정비사업 사업비대출보증'은 HUG에서 총사업비의 50%까지 보증을 함으로써 신용을 보강해서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게 한 상품이다. 통상적으로 HUG보증을 받으면 1% 가량의 금리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HUG가 문제 삼은 것은 '입주 시 전액완불제'다. '입주 시 전액완불제'는 중도금 이자 등 금융비용을 입주 때까지 받지 않고 시공사가 부담을 대신해주는 대신 입주 때 한 번에 비용을 돌려받는 것을 말한다. HUG 관계자는 "나중에 한 번에 큰 비용이 부과되면 조합원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조합은 HUG의 보완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7년 이후 상당수의 도시정비사업들이 유사한 조건으로 사업을 진행했는데 유독 갈현1구역에만 보수적인 판단을 했다는 이유다. 조합관계자는 "이주가 98% 넘게 이뤄져서 곧 철거가 시작된다"며 "철거 후 일반분양을 하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가 있는데 은평구 내 대어급 사업지인 갈현1구역의 리스크가 크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HUG의 보증거절을 난감해하는 눈치다. '입주 시 전액완불제'는 2020년 5월 시공사 선정당시 조합에서 내건 조건이다. 이 때문에 롯데건설이 일방적으로 수정할 수가 없다.
업계에선 HUG가 건설경기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보수적으로 보증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본다.
HUG는 지난해 1258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내 2009년 이후 13년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HUG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에서 발생한 보증사고 규모는 1조830억 원에 달한다.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사고액(1조172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정비사업 사업비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HUG에겐 부담이다. 2021년 21조8176억원 수준이던 '정비사업 사업비대출' 잔액은 2022년 23조1505억원으로 약 6.11% 늘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HUG는 최근 갈현1구역 뿐 아니라 상당수 사업장에서 사업비대출 보증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건설경기가 좋고 금리가 낮을 땐 수수료 때문에 찾지 않던 상품인데 금리부담이 커지자 너도나도 줄을 서는 모양새"라고 했다.
만약 HUG가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할 경우 조합이 대출보증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HUG 사업비대출 보증은 금리인하를 위해 추진한 것이지 필수사항이 아니"라면서 "조합입장에선 나중에 청구서가 날아오는 금리인하를 위해 당장 조합원들에게 눈앞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jim33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