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동박 실적 부진···분리막은 개선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참여 본격화실적 주춤해도 밝은 전망···투자 지속 확대
2차전지 소재의 실적 악화는 전방시장 수요 부진으로 판매량이 감소하고 주요 원료 가격이 내려가며 판매가격이 하락한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성적은 부진하지만 2차전지 소재업체들은 넉넉한 수주잔고와 적극적인 생산 캐파 확대로 하반기 기대를 걸고 있다.
양극재, 상반기 실적 주춤하나 성장성 여전히 '맑음'
원가의 40%를 차지하며 '배터리의 심장'으로 불리는 양극재의 경우 에코프로비엠이 유일하게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존심을 지켰다. 이 외 LG화학,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등은 4분기부터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양극재 1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매출액 1조9062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6%, 영업이익은 11.5% 증가한 수치다. 실적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메탈가격과 환율 변동성에 판매단가가 하락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메탈 시세 하락에 따라 양극재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2% 가량 하락했으며 판매량도 소폭 감소했다. 하반기의 경우 CAM7 가동이 본격 확대되며 출하량이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메탈 가격 하락의 경우 일시적 현상이고 각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 첨단소재 부문은 2분기 매출액 2조2200억원, 영업이익 1850억원을 시현했다. 매출액은 11.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4.8% 감소했다. LG화학은 양극재 사업 실적을 따로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신한투자증권은 매출액 1조3500억원, 영업이익 1078억원을 거둔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올해 오창공장과 2024년 구미공장, 2025년 미국공장 등 매년 꾸준한 증설로 외형성장이 예정돼있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3년 내 양극재 매출이 2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엘앤에프도 2분기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유럽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엘앤에프의 경우 최종 지역 기준 유럽향 출하량이 많은 것으로 추정돼 당분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양극재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83.9% 증가한 매출액 76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8% 감소한 341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단결정을 포함한 N86제품 판매가 증가했으나 유럽향 수요 약화로 전체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양극재 출하량 계획은 하향 조정됐으나 장기적으로 생산 캐파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2030년 양극재 생산 캐파 목표는 연초 60만5000톤에서 최근 100만톤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국내외 배터리 기업과 체결한 수주 규모는 83조원에 달한다.
기지개 켜는 음극재 시장···LG·롯데도 시장 참여
음극재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포스코퓨처엠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다양한 업체들이 실리콘 음극재 진출을 노리고 시장 참여를 선언한 상태다. 배터리 원가에서 음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음극재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9% 늘어난 56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34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천연·인조 흑연뿐 아니라 2026년 실리콘-탄소 복합체(Si-C) 음극재 1000톤 증설로 차세대 소재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2030년 음극재 생산규모 목표도 기존 32만톤에서 37만톤으로 상향했다.
롯데케미칼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달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스타트업 엔와이어즈와 79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엔와이어즈는 2.5톤 규모의 파일럿 라인을 보유 중이며 2027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양산 규모로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SKC도 실리콘 음극재 사업의 상업화를 빠르게 추진 중인다. 올해 6월 코팅형 저함량 제품의 사업을 위한 자회사 설립을 완료하고 파일럿 설비 건설을 시작했다. SKC는 올해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양산 계획도 확정한다.
또한 2026년 적용을 목표로 복수의 고객사와 인증 절차 및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소재의 투자사 넥세온이 상업화를 준비 중인 다공성 고함량 제품은 향후 합작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SK머티리얼즈그룹14는 지난 4월 경북 상주에 연간 2000톤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완공했으며 하반기 목표로 상업생산이 준비되고 있다. 2025년까지 생산량을 연산 1만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LG화학은 100% 실리콘을 사용한 퓨어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 중이다.
김헌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차 체인 내 주요 소재군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수의 완성차 OEM, 배터리 제조사는 실리콘 음극재 채용을 준비 중이다. 실리콘 음극재 수요 증가율은 전체 음극재 수요 증가율을 큰 폭으로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롯데 경쟁 치열한 동박···수익성 개선되는 분리막
동박 시장에서는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양사는 최근 나란히 유럽 시장 확장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2분기 실적의 경우 롯데가 앞서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2분기 매출액 1982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4% 감소한 수치다. 동박 판매량은 견조하게 증가해 매출이 늘었으나 신규 증설 대비 고객사들의 증설이 지연됨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SK넥실리스도 같은 기간 98.6% 줄어든 29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유럽 시장 수요 부진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전력비 추가 인상 등의 원가 부담 증가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동박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 부진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저가 수주 경쟁에 따른 것으로 내년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내년 말레이시아 5, 6 공장 증설효과가 본격화돼 2023년 6만톤에서 2025년 11만톤까지 생산 캐파가 확대된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북미, 유럽 내 하이엔드급 동박 수요가 내년부터 쇼티지(공급 부족) 구간에 진입하고 올해 하반기 재고 소진에 따른 가동률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넥실리스도 말레이시아 공장이 3분기 상업 가동 개시를 목표로 고객사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적극 나서 연내 글로벌 주요 고객사 수를 15곳으로 늘린다.
분리막 기업들은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분리막 1위인 SKIET는 2분기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부터 고객사 판매량 증가가 반영된다면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저조한 가동률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었던 만큼 2024년에는 폴란드 2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외형성장 뿐 아니라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더블유씨피도 고객사인 삼성SDI의 P5 배터리 출하 확대 영향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전기차용 분리막 출하량은 P5 배터리 탑재 차량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상반기 대비 1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