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CFO '오딘'에 공금 1억 현질···3개월 정직 징계윤리위 "게임 아이템 결제할 수 있지만 금액이 과해""재무 책임지는 CFO가 사건 연루된 건 심각한 문제"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기홍 카카오 CFO는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에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김 CFO가 아이템을 구매한 게임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인 것으로 밝혀졌다.
상임윤리위는 게임 아이템 결제를 임원의 법인카드 사용 가능 항목으로 두고 있긴 하지만 과도한 금액을 썼다고 판단, 이 같은 결정을 했다. 상임윤리위는 김 CFO로부터 결제액 1억원을 환수 조치한 상황이다.
사건이 알려진 지 하루, 업계에선 김 CFO 징계를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금융 일탈에 대해 처벌이 약한 상황, 국내 기업의 금융 범죄 사례만 봐도 경영진들이 비행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 대부분 기업은 이런 경우 퇴출이 기본적으로 이뤄지는데, 이는 이사회 파워가 강해 해당 문제를 매우 강하게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카카오 CFO의 3개월 정직은 매우 약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카카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엔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前) 대표이사가 회사가 상장한 지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바 있다. 이때 류 전 대표를 포함해 경영진 8명이 약 900억원에 달하는 보유지분 44만주를 매각해 '먹튀 논란'이 일었다.
상장 당시 고점에 머무르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들 경영진의 지분 매도 소식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일반적으로 회사 내부에 정통한 경영진의 주식 매도는 향후 회사 주가가 떨어질 것이란 신호로 해석돼서다.
비슷한 사례로 최근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상근고문(전 카카오 대표이사)도 올해 상반기 96억83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눈총을 받았다. 남궁 상근고문의 보수는 급여 2억50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 94억3200만원으로 구성됐다.
남궁 상근고문은 지난해 3월 취임 당시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를 보류하고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하며 임기 내 최저임금만 받았었다. 업계에선 대표직을 떠났지만 상근고문으로 돌아온 그가 회사가 어려울 때 스톡옵션을 행사해 큰 이익을 챙긴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정도진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게임즈 게임에 카카오 CFO가 거금을 쓴 것이 주주가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가 중요한데, 1억원의 아이템을 산 행위가 카카오 공동체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면 주주입장에선 손해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본다면 일정 금액 이상은 투명경영위원회나 이사회의 승인을 받는 등 제반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만일 해당 임원이 절차를 위배했다면 내부 통제 문제로 연결될 것이고 절차가 없다면 회사 차원의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재무 전반을 책임지는 CFO가 이런 문제에 연루된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