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국민 이동권 볼모잡은 명분 없는 파업"철도노조 "일방적 수서~부산노선 감축이 파업 원인"핵심쟁점 '수서행 KTX' 두고도 정부‧노조 입장 달라
철도노조가 18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을 마무리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복귀 노조원 교육과 적합성 판단, 차량 편성 운용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열차를 정상 운행할 예정이다. 코레일은 고속철도(KTX)는 오후 5시, 일반·화물열차는 오후 6시, 수도권 전철은 오후 9시 이후부터 파업 전 수준의 운행률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총파업이 마무리됐지만 코레일 안팎에선 이번 파업이 경고성 행사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온다. 철도노조의 요구사항 대부분은 정부의 정책과 관련돼 있는데, 정부에선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코레일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요구사항들이 교섭으로 해결 불가능한 정부 정책 사항이라는 것이 이유다. 철도노조는 ▲철도 민영화 정책중단 ▲고속철도통합 ▲수서행 KTX 운행 ▲4조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수서행 KTX 도입은 정부와 노조 간 입장차가 가장 큰 쟁점이다. 노조에선 현재 SRT만 운행 중인 수서-평택 구간에 KTX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이용객에게 혼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이용객의 편익을 위해서라도 수서행 KTX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코레일의 경쟁사인 SR은 9월부터 3개 노선(경전·동해·전라선)을 추가하면서 수서-부산 SRT의 열차를 줄여서 해당 노선에 투입했다. 이에 따른 수서-부산 구간 열차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수서로 향하는 KTX를 도입하거나 SR과 KTX를 연결운행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노조의 논리다.
노조 관계자는 "SRT 열차와 KTX는 차종이 같다. SRT 32편성 중 22편성(220량)이 KTX에서 임대한 열차다. SRT열차가 고장‧수리 등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을 때도 KTX 열차를 빌려서 운행하고 있다"면서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수서행 KTX를 거부하는 것은 경쟁을 유지하겠다며 시민 불편을 방치하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했다.
정부는 코레일과 SR은 선로 사용료와 운임체계가 달라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고 연결 운행도 기술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서-부산 KTX를 도입하면 그 편성만 SR이 아닌 코레일을 통해 예매해야 하는 불편이 생긴다"면서 "관계기관 간에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정부 정책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며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코레일과 SR 간 철도통합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기간 논의를 거쳐 현 경쟁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면서 "국토부는 공기업 간 경쟁체제를 통해 철도 운영 경쟁력을 높이고, 철도 안전을 강화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철도 민영화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노조가 2차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와 노조가 파업 막바지까지 대립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조가 중앙집행부 회의를 개최한 17일 오후 2시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코레일 서울본부를 찾아 사측 대책본부를 찾아 군 대체인력 등 관련 인원을 격려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해 놓은 시점은 있지만 국토부와 사측의 반응을 보고 정확한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이번 1차 파업은 경고성 파업이었지만 2차 파업은 무기한 총파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다양한 의견을 수용한다는 입장이지만 불법행위엔 엄정 대응하겠단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 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에 철도노조가 국민의 이동권을 볼모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에 많은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있다"면서 "종사자 직무 방해, 열차 출고 방해 등이 일어나는지 면밀히 살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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