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세에 올해 연간 성장률 1.4% 달성 낙관소비자물가 상향 조정에도 "기조적 둔화 이어갈 것"
한은은 30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2025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1.4%,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그간 한은이 제시해 온 전망치와 같지만 내년의 경우 기존 전망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앞서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을 올해 2월 2.4%에서 5월 2.3%로 낮췄고 8월에 또 한번 2.2%으로 조정했다.
한은은 "내년 국내 경기는 수출·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모멘텀 약화로 지난 전망치(2.2%)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망치 조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날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2.3%로 0.2%p 높인 것과 반대되는 수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OECD가 우리 교역 대상인 미국과 중국 성장률을 높게 예측함에 따라 우리 수출이 더 나아질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역시 "부문별로 보면 순수출 기여도를 OECD가 더 크게 봤다"면서 "소비는 더 낮게 봤고, 투자는 더 크게 봤는데, 조건부 전망이다 보니 전망 기관마다 숫자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유지했다. 수출 회복세가 더뎠지만 IT‧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1.4%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시장에서 올해 4분기 성장률이 0.7%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이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최근 3~4개월 흐름을 보면 소비 관련 지표는 모멘텀이 약화되는 상황이나 수출이나 설비투자, 제조업 생산 지표는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10월 지표가 둔화되긴 했지만, 당초 예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해 연간 1.4% 성장률 달성을 낙관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300억달러에서 내년 490억달러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에서는 3.5%에서 3.6%로, 내년 전망치를 2.4%에서 2.6%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올해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 전망치를 3.4%에서 3.5%로,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2.3%로 각각 높이기도 했다.
최 국장은 "내년 소비자물가를 상향 조정한 것은 8~9월 물가가 올라간다고 예상했음에도 국제 유가나 농산물 가격이 예상보다 오른 측면이 있다"면서 "이를 감안해서 물가상승률은 내년 올렸고 성장률은 대외 측면이 개선됐지만 소비회복 모멘텀 측면에서 약화된 것을 고려해 낮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길게 보면 작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했던 곡물 가격이나 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며 "올 하반기 들어 유가나 농산물 가격이 상당히 빠르게 올라 연간 평균 물가상승률이 오르긴 했지만, 내년 말쯤 당초 경로로 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상반기 중 3% 내외로 점차 둔화하겠으며, 연간 전체로는 2.6%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2025년 경제전망도 처음 제시됐다. 한은은 후년 경제성장률이 2.3%,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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