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 대규모 투자···삼성디스플레이에 이은 두 번째 OLED 사용 확대하는 애플···IT용 출하량 연 41% 성장투자 시점 늦어지는 LGD, "경쟁에서 불리한 요소 발생"
4일 일본 니케이아시아에 따르면 BOE는 중국 청두에 8.6세대(2290㎜ x 2620㎜) IT용 OLED 패널에 630억위안(약 11조4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월 생산능력은 원판(마더글라스) 기준 3만2000장으로 생산 인력은 8200명이 예상된다.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니케이아시아는 2~3년 안에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BOE의 투자 계획은 삼성디스플레이를 압도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을 위해 오는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BOE는 이보다 약 7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생산능력(CAPA)은 14.3인치 OLED 패널 기준 연 1000만대로 예상돼 BOE는 이보다 많은 CAPA를 확보할 전망이다.
BOE의 대규모 투자는 애플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애플은 OLED 패널을 지난 2020년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전량 탑재하기 시작했으나 다른 IT 기기에는 적용하고 있지 않다. 업계에선 애플이 2024년부터 아이패드에, 2026년에는 맥북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른 IT용 OLED 패널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올해 790만대 수준의 IT용 OLED 패널 출하량이 내년에는 1880만대를, 2027년에는 313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은 41%에 달한다. 유비리서치는 "향후 IT용으로 세트 업체들의 OLED 수요가 증가하고 패널 업체들의 8.6세대 라인 투자가 진행된다면 IT 시장이 OLED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급해진 건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에 탑재되는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고 아이패드 OLED 전용 6세대(1800㎜ x 1500㎜) 라인을 구축 중이다. 파주에 위치한 6세대 라인은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선 채산성 확보와 양산 경쟁을 위해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대규 순천향대학교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IT용 OLED 패널을 8,6세대 라인에서 양산하게 되면 데드스페이스는 줄이고 생산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생산능력을 갖춰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만큼 투자가 늦어지면 (LG디스플레이는) 경쟁에서 불리해지는 요소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BOE의 결정으로 LG디스플레이가 8.6세대 투자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형 OLED 수요가 기대보다 약하고 장기적인 수익성을 위해 중소형 OLED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6세대는 6세대와 비교해 원판 한 장에 나오는 패널 수가 2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도 가능하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