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2월 현장‧서면 검사 결과 발표국민은행, KPI 배점에 포함시켜 판매 확대 유도8일부터 현장검사‧민원조사 실시···위법 확인 땐 엄중 책임
금융감독원은 5일 금융권의 홍콩 H지수 기초 ELS 판매현황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11월~12월 중 주요 12개 판매사 H지수 ELS 판매 실태 점검 결과를 밝혔다. 일부 판매사에서 ELS판매한도 관리 미흡, KPI상 고위험‧고난도 ELS 상품 판매 드라이브 정책, 계약서류 미보관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상 적지 않은 문제점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국민은행만 현장검사로 진행됐으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증권, 키움증권, 신한증권 등은 서면조사로 이뤄졌다.
H지수 ELS는 주로 은행권 신탁(ELT) 또는 발행 증권사 직접판매(ELS)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지난해 11월 기준 H지수 기반 ELS 총 판매 잔액 19조3000억원 중 15조9000억원으로 82%에 달한다.
올해 1월부터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ELS는 H지수가 고점이었던 2021년 초 이후 발행된 상품이다. 당시 판매 상품의 조기 상환 실패 등 영향으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전체 잔액의 79.6%인 15조4000억원이다. 분기별로는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돼 있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지난 2021년 홍콩증시 위기상황과 함께 판매사 자체기준을 감안할 때 고위험 ELS 판매를 억제해야 했음에도 수수료 수익 증대를 위해 오히려 판매 한도를 증액해 판매하거나 수익률이 높은 고위험 ELS 상품을 KPI 배점에 포함시켜 ELS 판매 확대를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현장검사에 나섰던 국민행의 경우 KPI 1000점 만점에 410점이 ELS 판매와 직간접적 연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과 고객 수익률을 KPI에 반영한 것인데 해당 상품의 경우 5% 쿠폰수익률을 KPI에 반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H지수가 하락해 조기상환이 어려워 6개월 연장한 경우 쿠폰수익률을 그대로 KPI에 반영해 준 점이 확인됐다. 중도환매시점에 30% 손실이 난 경우에도 중도 해지를 하지 않는 경우 쿠폰수익률 5%가 KPI에 반영됐다는 뜻이다. 이 경우 사실상 고객 수익률인 마이너스 30%에, 5%쿠폰수익률을 합쳐 최대 35%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금감원은 이 때문에 은행 직원들이 고객들이 중도 해지를 요청을 거절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신탁계약서, 투자자정보 확인서 등 일부 계약 관련 서류 미보관 정황도 포착됐다.
금감원은 오는 8일부터 12개 주요 판매사에 대해 순차 현장검사에 나선다. 주요 금융사의 판매 한도관리 미흡과 법규위반 소지 등을 보다 정밀하게 점검하고 확정하기 위해서다.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1월 중 나머지 10개 판매사에 대해서도 신속히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분쟁민원 사실 관계 파악 등을 위한 민원조사도 동시에 진행된다.
박 부원장보는 "현장검사를 통해 H지수 ELS 판매와 관련한 금융회사의 위법사항 확인시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며 "고객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형태 등으로 인해 촉발된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기준 H지수 ELS 총 판매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은행 15조9000억원, 증권 3조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이 17조7000억원(91.4%). 법인 1조6000억원(8.6%) 였다. 투자수단별로는 신탁(ELT) 15조4000억원(79.5%), 펀드 등이 3조9000억원(20.5%) 이었다. 상품유형별로 낙인형은 10조8000억원(55.8%), 노낙인형 8조5000억원(44.2%)으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고령투자자는 8만6000계좌(21.6%)를 차지했고 잔액은 5조4000억원(30.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오프라인 비중이 90.5%, 증권사는 온라인 비중이 87.0%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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