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4월 미국 시작으로 싱가포르·호주·대만 종료KT도 같은 일정으로 종료···"현지 사업자 사정 탓"쇠퇴기 접어든 3G, 로밍 미지원 국가 빠르게 늘 듯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3G 요금제를 쓰는 고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런 내용을 공지했다. SKT가 3G망 해외 로밍을 종료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 ▲미국(4월) ▲싱가포르(7월) ▲호주(9월) ▲대만(12월)에서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SKT는 "해외 2G·3G 통신망 서비스 종료에 따라 2024년 4월부터 국내 3G 요금제 이용 고객은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면서 "다만 LTE 데이터 및 문자메시지(SMS·MMS)는 이용 가능하다"고 했다. 3G 휴대폰이나 VoLTE (HD Voice)를 지원하지 않는 LTE 휴대폰 이용 고객은 앞으로 일부 국가에서 '음성통화'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KT도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도 동일한 일정으로 (해외 로밍을) 종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3G 서비스를 건너뛰고 LTE를 바로 도입해 이와 무관하다.
이에 따라 두 회사 망을 쓰는 알뜰폰 고객도 각 사 정책에 맞춰, 해외 로밍이 제한될 전망이다. 여기에 영향을 받는 고객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SKT가 78만542명 ▲KT가 53만9273명 ▲알뜰폰이 84만2271명으로, 전체 216만2086명에 달한다.
국내 3G 고객의 해외 로밍이 제한되는 건 현지 사업자 사정 탓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해외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현지 망으로 로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해외 통신사들이 구형 기술인 '3G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면서, 국내 고객들도 로밍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통신 업계는 한정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가 도입되면 기존 망은 점차 축소한다. 우리 정부도 2011년 LTE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상용화가 5년이 된 3G를 '쇠퇴기'로 분류했다. 그 후 진화된 기술(LTE·5G)로 전환하고자 수차례에 걸쳐 3G 주파수 폭을 축소했다.
이미 3G 서비스 종료를 예고한 곳들도 있다.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는 오는 2025년까지 3G망을 폐쇄할 계획이며, 일본의 NTT도코모는 2026년 3월 말을 목표로 3G 회선을 닫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가 2G 사업을 종료한 것처럼 해외에서도 대세로 떠오른 LTE와 5G에 힘주고자 3G 서비스를 끝내는 것"이라며 "20년이 가까이 지난 기술인 만큼 각 국의 서비스 종료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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