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판매제도개선TF 이르면 3월 중 발족전면금지·전문창구서만 판매 등 대안 고심중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ELS를 판매한 주최를 조사한 결과 잔액 18조8000억원 중 은행권(15조4000억원)이 81.9%로 나타났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이 17조3000억원(94.5%)이다. 은행 판매채널은 오프라인이 90.6%를 차지했다.
이처럼 대부분 상품이 은행을 통해 판매된 이후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어지자 금융당국은 은행권 고위험 상품 판매 단속에 나섰다.
실제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홍콩H지수 ELS 불완전 판매 등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와 영업 관행, 내부통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됐음에도 불완전 판매와 같은 문제가 나오는데 조사 후 원인에 맞는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정부는 현재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 불완전판매를 방지하는데 효과적이지 않아 좀 더 실효성 높은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이런 고위험상품이 어떻게 판매돼야 하는지 등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우선 가장 유력하게 논의되는 안은 판매 전면 금지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9년 은행에서 ELS를 제외하고 원금 20% 이상 손실 위험이 있는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를 금지했다. 이 같은 와중에 ELS에서도 원금 손실 절반이 넘는 사태가 벌어지자 이를 원천 금지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ELS 등 고위험상품 판매 금지가 당장 은행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권에선 판매 전면 금지의 경우 난색을 표하는 모습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이나 판매 권한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연간 판매로 얻는 수수료 수익이 크진 않지만 5대 은행이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ELS 판매로 얻은 수수료 이익이 약 6815억원에 달하는 만큼 '미래 먹거리'가 줄어든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다.
다른 대안으로 모든 창구가 아닌 자산관리 전문 지점에서만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구조가 복잡한 고위험 상품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가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자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완전판매 비율을 올릴 수 있고, 고위험상품에 대한 고객의 이해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감원 조사 결과 은행원들이 고위험 상품 판매시 성과로 인정해주거나 영업목표를 과하게 설정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은행의 단기 성과주의가 불완전판매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객의 손해가 커질수록 낮은 점수가 부여되는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 이 밖에 금융소비자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적합성과 적정성 원칙이 모호한 까닭에 이번 금감원 실태 조사 결과 원금 보존을 희망하는 고객에게도 ELS상품을 판매했다는 사례가 다수 나와서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관련 TF를 구성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금융사 직원들의 성과평가가 고객의 이익에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3월 중이라도 당국, 업계, 학계, 협회, 전문가 그룹, 소비자 등 모두가 다 참여하는 TF 등을 구성해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crysta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