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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주행거리보다 충전시간이 중요" 팔걷은 K배터리

산업 에너지·화학

"주행거리보다 충전시간이 중요" 팔걷은 K배터리

등록 2024.03.27 15:23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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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 충전시간 단축하는 기술개발 몰두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충전, 8분까지 단축"삼성, 9분 만에 80%까지···SK는 에너지밀도 유지

"주행거리보다 충전시간이 중요" 팔걷은 K배터리 기사의 사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하기 위해선 충전시간 단축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난 2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주최로 열린 '2024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연사로 나선 김석구 LG에너지솔루션 연구위원(상무)은 전기차 업황 둔화의 해결책으로 충전시간을 꼽았다.

김 상무는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차량의 경우 10분 이내로 충전시간을 단축하는 배터리를 준비 중"이라며 "가솔린과 디젤 차량은 주유 경고등이 켜진 후 주유하고 결제까지 5~7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충전시간이) 8분 정도면 급속충전이 되지 않아 전기차를 구매할 수 없다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뿐만 아니라 다른 배터리 제조사들도 충전시간 단축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삼성SDI는 9분 만에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을 소개했다. 10분 이내에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발표한 건 삼성SDI가 처음이다. 회사는 양산 목표 시점을 오는 2026년으로 잡았다.

SK온도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에너지밀도는 유지한 채 셀 용량을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어드밴스드(Advanced) SF(Super Fast. 급속충전) 배터리와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를 선보였다. 또 중국 CATL의 쩡위친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배터리 충전시간을 10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았다"고 말했다.

급속충전을 위해 필요한 기술은 배터리 4대 요소 중 하나인 음극재의 활용이다.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에서 나온 리튬 이온을 음극재에 저장하면 충전되고 음극에 저장된 리튬 이온이 양극으로 돌아가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구조다. 음극재가 리튬 이온을 빠르게 받아들일수록 충전 속도를 높이고 충전시간은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음극재의 주요 원료는 흑연이지만 차세대 소재로 실리콘이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은 흑연 대비 원자 당 저장되는 리튬이온이 많아 에너지 용량이 높고 급속충전 설계가 쉬워 충전 속도를 단축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리튬 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면 음극 소재가 팽창해 배터리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실리콘의 구조 안정화가 필수적이다.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는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재 시장에서 실리콘 음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 7%에서 2035년 10%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리콘 음극재 사용량은 2030년 15만7000톤에서 2035년 28만5000톤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충전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선 음극재와 더불어 소재의 특성과 사용 비율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양극재든 음극재든 한 물질만 들어가지 않고 여러 첨가제를 넣어 만들어지는 만큼 배터리 기업은 최대한 좋은 특성을 만들기 위해 각사만의 제조 기술을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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