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52주 신고가 이후 주가 30% 하락주택용 가스 요금 인상 보류로 미수금 회수 난망"미수금 규모 줄어야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일 대비 2.49% 내린 4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 6만4500원으로 52주신고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30.08% 하락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달 3일 대왕고래 프로젝트 발표로 '석유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승승장구했다. 대왕고래 발표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6만4500원을 정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석유 테마주 효과를 걷어내고 가스공사 주가 하락을 이끈건 주택용 도시가스 동결 소식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일 주택용 가스요금을 현행 수준으로 동결하고, 산업용·도시가스발전용 가스요금은 소폭 인상했다. 이로써 주택용 가스도매요금은 메가줄(MJ)당 19.4395원으로 유지된다. 지난해 5월 1.04원 인상된 후 동결 상태다. 해당 요금은 원가 80∼90% 수준이다.
가스공사는 2022년 말 '난방비 폭탄' 대란 이후 요금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미수금이 불어난 상태다. 미수금은 원가 이하 가격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면서 발생한 손해를 기록해 둔 것으로, 재무제표상 손실로 기록되진 않으나 사실상 영업손실이다.
가스공사의 주택용, 산업용, 도시가스발전용 전체 미수금 규모는 2021년 2조9298억원에서 2022년 12조207억원으로 1년 만에 급증했다. 2023년 15조7659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미수금은 15조3955억원으로, 이 중 주택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2.23%(14조1997조원)이다.
여기에 미수금 누적에 따른 차입금 이자 비용도 발생하면서 가스공사의 재정 상태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7474억3000만원에 달해 미수금과 더불어 재무 상태를 악화시키는 중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미수금의 누적으로 인해 한국가스공사의 부담도 커지고 있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미수금 제도로 인해 영업이익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나,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사채 발행 및 차입금 의존도가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미수금 규모가 줄어야 가스공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할인 요인이 사라진다는 분석도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수준이 안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도시가스 요금 산정 시 미수금 회수가 반영되면 민수용에서 미수금 축소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미수금 회수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과 맞물리면서 정부출자기관 배당성향인 40%으로 배당 재개가 가능해지면서 밸류에이션이 재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point@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