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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디지털 전환' 속도 내는 은행권···'금융 AI' 활용 어디까지 왔나

금융 은행

'디지털 전환' 속도 내는 은행권···'금융 AI' 활용 어디까지 왔나

등록 2024.07.19 07:0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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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에 내부통제까지···비용 절감‧고객 편의 '일석이조' 안전성‧투명성‧공정성 확보 관건···"사회적 신뢰 구축 필요" 금융권 新 리스크 우려에 "금융당국 규제 방향성 제시해야"

'디지털 전환' 속도 내는 은행권···'금융 AI' 활용 어디까지 왔나 기사의 사진

은행권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혁신 사례가 늘고 있다. 신용평가와 자산관리는 물론이고 내부통제 관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AI가 속속 도입되는 추세다. 다만 일각에선 AI가 은행권의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며 금융당국의 적절한 규제와 사회적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열린 제13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초청 세미나에서 "디지털은 금융과 불가분의 관계이자 금융회사 생존의 필수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도 "디지털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를 개선하고 AI,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장 인프라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이 AI 중심의 디지털 금융혁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AI를 도입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챗봇(AI 은행원 등), 신용평가, 자산관리 부문 등에서 AI 관련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지난 12일 신한은행은 AI를 활용해 이상 외화 송금을 신속하게 차단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12월 자체 AI 모델을 개발한 신한은행은 올해 5월부터 AI 기반 이상 외화 송금 탐지 프로세스를 시범 운영 해 왔다. AI 도입을 통해 외환 분야의 내부통제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투자전문가들의 시장예측과 빅데이터 기반 AI 분석 결과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쏠 리치)를 운영 중이다. 쏠 리치는 고객의 성향에 맞는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매 분기 또는 주요 이벤트마다 수시로 리밸런싱을 권유하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고객상담센터에도 AI 음성봇(쏠리)을 도입했다. 하루 평균 약 1만5000여건의 문의 전화를 받는 쏠리는 계좌 개설, 대출 상담 등 주요 문의유형을 중심으로 AI 상담 시나리오에 대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이달 들어 대표 플랫폼인 KB스타뱅킹을 통해 'AI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민은행은 자체 개발한 AI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해 포트폴리오에 적용했다. 자산군 선호도 분석, 뉴스 문장 분석, 펀드 진단 등 AI 투자 콘텐츠까지 도입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은행권의 AI 도입 추세는 저축은행업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업무 현장에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 뒤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RPA는 사람이 반복하던 정형화된 업무를 AI 기반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상상인저축은행에 따르면 RPA 도입으로 연간 약 2만2000시간의 단순 반복업무 시간이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은 RPA와 AI OCR(광학 문자 인식) 기술을 접목해 각종 전자문서 처리 업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 분야 AI 시장 규모는 2019년 3000억원에서 2021년 6000억원으로 3년 만에 45.8%나 폭증했다. 이후 연평균 38.2%씩 성장해 2026년에는 3조2000억원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AI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어 금융산업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투자성향에 맞춰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한 운용비용 절감.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 규제 대응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이외에도 AI는 은행권의 중금리 대출 개척, 신용평가 정확도 개선, 우량차주 발굴 등에도 활용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 금융권의 내부통제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시중은행들의 AI 준법 감시 시스템 도입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홍동숙 한국신용정보원 선임조사역은 "AI는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 중의 하나로, 금융회사는 운용비용을 줄이고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고 금융소비자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마이데이터 및 플랫폼 시장의 활성화는 향후 금융 AI의 발전 방향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안전성과 투명성, 공정성 확보를 통해 AI 금융서비스에 대한 사회적인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해외 주요 국제기구와 금융당국은 최근 들어 잇따라 보고서를 내고 AI가 금융권의 새로운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기관의 고객정보를 생성형 AI에 연결할 경우 민감한 정보가 누설되거나 추측될 리스크가 있다"며 "사실과 다른 AI의 정보가 고객의 의사결정이나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에 잘못된 판단을 초래할 수 있고, AI 알고리즘의 결과로 내려진 의사결정이나 행동을 책임 있게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병관 한국금융연구원 부장대우는 "공평성, 안전성 등 AI 고유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면서 편리성과 혁신성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은 해외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AI 관련 리스크를 검증하고 규제 감독의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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