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내 '알짜 회사'와 합병 계획 속속 윤곽 재무구조 개선해 안정적 기업으로 환골탈태"2026년엔 증시 입성"···약속 이행 청신호
19일 재계에 따르면 SK온과 트레이딩인터내셔널, 엔텀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3사의 합병안을 승인했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E&S의 통합 시나리오가 확정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SK온은 11월1일 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먼저 합병하고 추가 준비를 거쳐 내년 2월1일 엔텀과도 살림을 합치게 된다.
SK에코플랜트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그룹 내 반도체 가공·유통업체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회사 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SK가 이번 재편에서 두 회사에 유독 신경을 쏟는 것은 단순히 이들이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모두 2026년 상장이란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음에도 기업 가치가 목표치에 부합하지 않으면서 약속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앞선 탓이기도 하다.
실제 SK온은 올 1분기 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출범 이래 열 개 분기가 넘도록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에도 3000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배터리 제조업은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는 분야이지만, 제품이 지닌 특성으로 인해 기술특례상장 대상으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따라서 SK온이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려면 통상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SK에코플랜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2022년 1조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2026년 7월까지 상장하겠다고 못박았지만, 주력 사업인 건설 부문의 침체로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해에도 336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당초 목표로 내건 시가총액은 10조원인데 현재 장외시장에선 2조원 정도의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SK온과 에코플랜트 모두 증시에 이름을 올리려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가치를 띄우는 게 급선무다.
이 가운데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들 기업은 재무구조를 회복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일례로 SK온은 원유·석유제품 전문 중계무역 회사 트레이딩인터내셔널, '탱크 터미널' 엔텀 등과 합병하면 5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추가함으로써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리튬·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소재 확보 경쟁력도 향상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도 마찬가지다. 자회사로 맞이하는 두 회사가 각각 1조원 이상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 단숨에 기업 가치를 2조원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에센코어는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은 메모리를 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에 탑재되는 마이크로 SD카드, USB로 가공해 유통한다. 업계 불황에도 지난해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도 고순도 산업용 가스를 공급하는 데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SK 안팎에서는 일련의 과정을 끝내면 이들 기업의 환경이 크게 개선되는 만큼 상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SK온의 자금난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SK온의 중요한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올해가 지나고 내년이 되면, 자금부담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SK온이 자체적으로 여러 자금조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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