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일대 민간 사전청약을 접수한 아파트 단지들이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0월 사전청약을 받았던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C28 블록 주택건설 사업이 취소됐다. 시행사인 '리젠시빌주택'은 지난달 25일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사업 취소를 알리고 홈페이지에 별도 공고를 띄웠다.
앞서 올해 1월에는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은 인천 서구에서 추진한 '인천 가정2지구 우미린 B2블록' 사업을 취소했고, 파주 운정3지구 3·4블록 주상복합 건설 사업 역시 지난달 28일 사전청약이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취소됐다.
공사비가 급등하자 사전청약 시기의 분양가로는 도저히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며 사업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집값 급등기에 정부가 무리하게 도입한 사전청약 제도가 애꿎은 서민 피해만 키운 모양새다.
사전청약은 본청약에 앞서 1~2년 먼저 청약을 시행하는 제도로, 문재인 정부 시절 주택 조기 공급을 통해 시장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본청약 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지거나 실제 분양가가 추정치보다 오르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자 결국 정부는 지난 5월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했다.
문제는 한순간에 당첨자 지위를 잃게 된 피해자들을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사전청약 당첨 후 본청약만 기다리며 세웠던 자금 마련 계획이나 다른 아파트 청약이나 매수 기회를 포기한 모든 것들이 물거품 돼버렸다. 결국 기회비용은 당첨자들이 떠안게 된 것이다.
피해자들은 당첨 무효로 청약통장이 부활하는 것 말고는 기대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2년여간 본청약만을 기다리며 다른 청약 기회는 모두 놓치고 입주 시기에 맞춰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웠던 피해자로서는 허탈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취소된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를 구제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민간 사전청약 사업 취소 피해와 관련해 "어떤 방안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정책 실패에 따른 피해다. 전세 사기 때도 그랬고 이번 사전청약 취소 사태도 마찬가지다. 정부 정책만 믿고 사전청약에 나선 예비청약자들만 애꿎은 피해를 본 것이다. 정부는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비해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책을 세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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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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