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C 2024 2일 차, '해외 임상 분야 규제 당국자 워크숍' 진행돼임상시험 국내‧외 환경변화 분석···각국 규제 차이 의약품 개발 늦춰
지난 4일 개막한 '2024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에서 '해외 임상 분야 규제 당국자 워크숍'이 진행됐다. GBC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하는 행사로 오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진행된다.
'해외 임상 분야 규제 당국자 워크숍'은 2일 차 진행된 콘퍼런스 행사 일부로 각국 당국자와 연구자들이 모여 임상시험 국내‧외 환경변화와 최신 규제동향 등을 분석하고 RWD/RWE‧빅데이터‧AI 등 혁신적 기술을 활용한 임상시험 사례를 공유했다.
프란시스 라이스도르퍼 IVI(국제백신연구소) RA(규제 업무) 전문가는 '백신 임상 개발의 규제조화'를 주제로 워크숍에 나서 "규제 조화를 통해 백신과 약품 개발 속도를 올릴 수 있고, 여러 가지 장애물을 제거해 치료제에 대한 접근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개발은 다국적 임상시험을 요구하지만, 각국 규제 차이로 인해 비용이 상승하고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잦다. 규제 조화는 규제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임상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혁신을 독려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장에 약을 더 빨리 전달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라이스도르퍼 RA 전문가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 규제 역량과 전문성 차이가 크다"며 "그러다 보니 업계나 당국 기대 수준 조정이 어렵다. 특히 감염질환의 경우 안전한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라이스도르퍼 RA 전문가는 IVI를 비롯해 규제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기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로벌 보건 규제 조화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곳으로, 의약품과 백신에 대한 규제와 관련해 기본 요건을 만들고 안정성과 효과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한다. 의약품 규제조화국제회의(ICH)는 약품 등록을 위해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 특히 글로벌 약품 등록 간소화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 유럽의약품기구(EMA)를 비롯한 지역별 조직이 존재한다. EMA는 유럽 내 감시감독을 담당하고 있고, 국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라이스도르퍼 RA 전문가는 "EMA의 OPEN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 특정 백신은 브라질 규제당국이 EMA와 함께 OPEN 프로그램을 통해 동시 검토 중"이라면서 "이렇게 함께 리뷰해 과학적, 절차적, 독립적인 절차를 따르면서도 정보 공유로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규제조화에 따른 개발 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VI는 여러 활동 기술개발 지원 활동과 훈련, 인프라 개발 등과 더불어 임상 개발, 규제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특히 임상 개발의 경우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해 임상 1상부터 4상까지 규제 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제조 업체도 규제 승인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문서 작성부터 시설 점검, WTO 승인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이뤄진다.
문제는 한 국가 규제에 부합한다고 해도 글로벌 규제에 부합하기는 어려울 때도 있다는 것이다. 개발·제조·마케팅·의료 제제 유통 등 전 분야에 걸친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돼 관련해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회사가 글로벌 시장 진출 노릴 때 규제당국에 승인 신청을 받더라도, 국가별 차이 때문에 추가 임상이 필요한 경우가 빈번하게 생기기도 한다.
라이스도르퍼 RA 전문가는 "승인을 위한 데이터 요건이 국가별 차이를 보이는데, 심지어 제조 방식이나 라벨링 등도 다 차이가 난다"면서 "추가 연구 통해 요건 부합해야 하는 경우 시간 비용이 올라간다. 장애물 때문에 국제적 규제조화가 필요한 것이고, 규제조화를 통해 임상 효율성 강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규제조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국제 표준 채택 및 적용과 다국적 임상시험 데이터 상호 인정 등이 있다. 이를 위한 각국 규제 당국의 허가 및 감독 협력이 선제 조건으로 제시됐다.
아프리카의 AMRH(African Medicines Regulatory Harmonization), 팬아메리카 지역의 PANDRH(Pan American Network for Drug Regulatory Harmonization), 동남아시아의 SEARN(Southeast Asia Regulatory Network) 등은 각 지역의 규제 조화를 촉진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각국 규제 요건을 통합하고, 지역별로 통일된 절차를 제공해 규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국가 규제 당국은 적응적 임상시험(adaptive trials) 설계를 허용해, 중간 결과에 따라 시험을 조정하거나 단계를 생략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적응적 임상시험은 백신 개발과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하는 방법으로 주목받는 규제 방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중 일부 백신 개발에서는 이러한 유연한 규제 방침이 활용됐다.
이날 참석한 사토 준코 일본 약국방(PMDA) 집행임원은 일본의 최신 임상시험 규제동향을 소개하며 "임상시험을 더 촉진하기 위해서 새로운 툴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이 국가별로 따로 진행되기보다는 국가 간 협력을 통해 함께 추진된다면 더 빠르게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크숍에서는 AI(인공지능)와 RWD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 촉진 전략 방안도 소개됐다.
신현진 목암생명과학연구소 소장은 "신약개발, 의료목적 멀티모달 모델이 아직 안 나왔는데, 화합물 데이터, 온믹스(환자)의 데이터, RWD, 논문 등 각각에 대한 파운데이션 모델 만들고 멀티모달로 융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본다"면서 "문제는 실제 인공지능 모델 만들 때 데이터 부족과 인식 한계로 인해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델끼리 서로 예측이 가능해야 멀티모달로 합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현재 초기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라며 "챗GPT처럼 큰 모델이 아닌 작은 모델을 활용하는 게 중요한데, 신약 개발하는 여러 단계에 걸쳐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개발을 가속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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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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