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HLB, 에스티팜, 한미약품 등 주요 기업이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간암 등 다양한 암종 치료제 관련 임상 데이터와 포트폴리오를 이달 국제 암학회에서 새롭게 공개한다.
유한양행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막한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단독요법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연구는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렉라자를 비교한 것으로, 초록에 따르면 렉라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이 타그리소보다 길어(18.5개월 대 16.6개월) 주목받는다. 다만 치료 반응률(ORR)은 타그리소가 85%, 렉라자가 83%로 소폭 낮았다.
렉라자는 앞서 얀센 항암제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으며, 이번 단독요법 임상 결과로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HLB는 WCLC와 오는 13~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리보세라닙'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WCLC에서 발표될 연구 초록에 따르면 리보세라닙은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ORR 86.2%를 기록했다.
HLB는 이어 ESMO에서 리보세라닙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면역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안전성 결과와 식도암 환자 대상 임상 시험 최종 결과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항서제약과 협력해 개발 중인 '푸줄로파립'과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의 난소암, 유방암, 전립선암 임상 결과도 발표될 계획이다.
에스티팜은 ESMO에서 경구용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STP1002'(바스로파립)의 임상 1상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STP1002는 TNK 효소를 저해해 암세포 성장을 막는 신약 후보물질로, 정맥 주사 대신 하루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제제로 투약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에스티팜은 STP1002를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종 치료제로 확장할 계획이다.
루닛은 ESMO에서 자사의 AI 바이오마커 분석 플랫폼 '루닛 스코프'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이번 연구는 BMS의 면역항암제 '니볼루맙'과 화학 항암제 병용요법 반응을 예측하는 내용이다. 최근 바이오마커가 항암 치료에서 환자별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으로, 루닛은 이번 발표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ESMO와 세계약물연구학회(ISSX)에서 EZH1·2 이중 저해제인 'HM97662'의 임상 디자인 및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 약물은 혈액암 및 다양한 고형암을 유발하는 효소를 저해해 EZH2 단일 억제 기전 항암제보다 강력한 항암 효과와 내성 극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열리는 국제 암 학술회의 'EORTC-NCI-AACR'에서는 새로운 항암 파이프라인 'MAT2A 저해제'를 공개한다. MAT2A 저해제는 세포 내 특정 대사 경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MTAP(메틸티오아데노신 포스포릴라제) 유전자가 결실된 암 종을 표적으로 하여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원리'로 작용하는 항암신약이다.
티움바이오는 ESMO에서 면역항암제 'TU2218'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임상 1b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안전성 데이터와 진행성 고형암 환자에 대한 항암반응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국제 학술대회 참여로 제약바이오 섹터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헌호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9월에는 세계폐암학회, 유럽당뇨학회, 유럽종양학회 등 다수의 학회가 개최될 예정"이라면서 "제약바이오 섹터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는 이벤트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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