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경영진 책임론' 강조한 이 원장과 만남에 주목"임직원, 수사와 조사 잘 받고 있어···결과 기다려달라"가계대출 급증에 금융사고까지 골머리···연말 연임 '불투명'
조 행장은 10일 오전 열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손태승 사태와 관련해) 수사와 조사를 잘 받고 있다. 임직원들이 성실히 (조사를) 받고 있으니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지난달 10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가 터진 뒤 이날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달 개최된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의 경우 코로나 확진을 사유로 불참했으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지난달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 불참하며 우리금융 경영진은 자숙모드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더군다나 이복현 원장이 우리금융과 관련해 여러 차례 강한 메시지를 낸 만큼 이날 두 사람의 만남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조 행장은 지난 6월 열린 은행권 간담회에서 180억원 규모의 횡령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임종룡 회장과 조 행장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별도의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임 회장은 지난달 12일 조 행장 등 임원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며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다. 이는 전적으로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행장도 이 자리에서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8일에도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과 더불어 임 회장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이 된 만큼 조 행장 입장에서는 말을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횡령사건의 경우 명확하게 우리은행의 잘못이나 이번 부당대출의 경우 경영진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함부로 말을 꺼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개로 조 행장의 연임 도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복현 원장이 부당대출 사태와 관련해 우리금융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조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금융이) 발본색원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 현 경영진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금융사 CEO 승계절차와 관련해 촉박하게 진행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최소 임기만료 3개월 전에 개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도 늦어도 이달 말 승계 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차기 은행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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