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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대출 성장 한계 돌파구 찾는 인터넷은행···관건은 '투자 수익'

금융 은행

대출 성장 한계 돌파구 찾는 인터넷은행···관건은 '투자 수익'

등록 2024.09.23 13:5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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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급성장에 금융당국 비판···"인뱅 취지 어긋나"잇단 투자서비스 출시로 비이자이익 확대 기반 마련플랫폼 사업 여전히 정체···고객예금 운용 폭 넓혀야

대출 성장 한계 돌파구 찾는 인터넷은행···관건은  '투자 수익' 기사의 사진

금융당국의 규제 압박에 대출 성장이 가로 막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합종연횡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선다. 가계대출을 스스로 줄인 인터넷은행들은 증권사와 손잡고 다양한 투자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비이자이익 확대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9일 주식을 조금씩 모으며 살 수 있는 적립식 투자 서비스인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케이뱅크 고객은 NH투자증권에서 거래되는 국내주식, 해외주식, ETF 등 다양한 상품에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이달 초 한국투자증권, KB증권과 손잡고 미국 및 국내채권 투자 서비스'도 선보였다. 증권사가 수익성과 안정성 등을 고려해 제공하는 인기 채권상품에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케이뱅크는 이와 더불어 주식거래, 가상자산, 실물 금 구매 등 다양한 투자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다양한 자산으로 투자처를 확대해 혁신 투자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케이뱅크의 복안이다.

카카오뱅크도 이달 하나증권과 손잡고 '한달적금with하나증권' 상품을 출시했다. 100원부터 3만원까지 31일간 매일 저축하면 미국 인기 소수점 주식과 주식 매수 쿠폰 등 최대 4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한 번만 저금해도 엔비디아, 쿠팡, 코카콜라 등 인기종목을 1000원 상당 소수점 주식으로 받을 수 있어 젊은 고객들의 호응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펀드 잔고는 전 분기 대비 두 배나 늘었다. 공모주 청약 정보 서비스의 이용자 수도 한 달만에 35만명 돌파하면서 꾸준한 비이자이익 확대가 기대된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투자서비스를 선보인 곳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는 지난 2022년 8월 WM(자산관리) 서비스와 더불어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목돈 굴리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토스뱅크는 총 5개의 증권사의 채권과 발행어음 중에서 신용등급이 A 이상인 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토스뱅크가 소개한 채권 상품은 700여개로, 누적 상품 판매 연계액은 9조원에 달한다.

이와 더불어 토스뱅크는 '목돈 굴리기'의 후속 서비스인 '투자소식 알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여러 채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투자하는 수고를 덜게 됐다는 게 토스뱅크의 설명이다.

인터넷은행들이 앞다퉈 신규 투자서비스를 내놓는 배경으로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첫 손에 꼽힌다. 가계대출 기반의 이자이익 성장이 제한되자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앞서 지난 6월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뱅이 가장 손쉽게 자산·수익을 성장시킬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금융당국이 생각했던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인터넷은행들의 가계대출은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시행을 계기로 가파르게 성장했다가 2분기엔 큰 폭으로 둔화됐다. 이는 금융당국의 눈치에 가계대출 공급을 스스로 줄인 결과다.

지난해 2분기 카카오뱅크의 주담대는 전 분기 대비 3조1640억원이나 폭증했고, 3분기에도 2조4380억원 증가했다. 같은해 4분기(1조1800억원)엔 잠시 주춤했지만 대환 서비스가 시작된 올해 1분기에는 2조6450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2분기 증가 폭은 6570억원에 그쳤다.

케이뱅크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전 분기 대비 1조3117억원 늘어난 6조2388억원이었다. 반면 2분기 잔액은 7조157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18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토스뱅크는 현재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융당국의 감독 기조를 고려할 때 당장 결정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되는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전체 영업수익의 89.12%를 이자수익으로 채웠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강도가 높아지면서 ▲주식투자서비스 ▲실물 금 구매 서비스 ▲사장님 신용리포트 등 대출 외의 플랫폼 기반 서비스들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플랫폼 수익 외에도 유가증권 관련 이익을 늘려야 가계대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단순히 수수료를 받는 것에서 벗어나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 자산을 운용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수수료 수익은 적자(-3억원)를 기록했고, 유가증권 관련 수익도 339억원에 그쳤다. 반면 같은기간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은 5077억원에 이른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낮은 수준이지만 대출 비교서비스, 투자, 광고 등 플랫폼 수익 확대가 비이자이익 비중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비이자이익이 의미있게 늘어나려면 고객 예금 운용을 통한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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