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수협·산림 단위조합 대출 400조 육박··· '재무건전성 적신호'

농협, 농협중앙회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농협과 수협 단위조합의 대출 연체율이 치솟으며 상호금융의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농협과 수협 단위조합의 대출 연체율이 최고 37.6%로 치솟았으며 적자를 본 조합도 크게 늘었다. 농협은 처음으로 회수가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부실채권을 추려 전문 투자기관에 매각하기로 했다.

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세 개 기관 단위조합의 대출잔액은 모두 391조4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말 대비 42조7221억원 늘어난 수치다.

단위조합 대출잔액은 지난 2021년 348조7269억원에서 2022년 377조2050억원, 2023년 387조4476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대출잔액을 기관별로 살펴보면 농협 단위조합이 348조5498억원으로 전체 89%를 차지했다. 이어 수협 단위조합이 34조1603억원, 산림조합은 8조7389억원으로 조사됐다.

기관별 대출잔액을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농협은 36조5952억원 증가했고 수협과 산림조합도 각각 4조3004억원, 1조8265억원 늘었다.

연체율도 급등세를 보였다. 농협 단위조합 연체율은 지난 2021년 0.88%에서 올해 6월 3.81%로 3년 6개월 새 4.3배로 뛰었다. 이는 국내은행 평균 연체율 0.42%를 크게 웃도는 규모이며 농협 단위조합의 최고 연체율은 37.61%에 달했다.

같은 기간 수협 단위조합 연체율은 1.64%에서 6.08%로, 산림조합 단위조합은 1.50%에서 5.63%로 각각 높아졌다.

세 기관에서 연체율이 10% 이상인 단위조합 수는 농협이 72곳, 산림조합이 19곳, 수협이 9곳 등 총 100곳으로 조사됐다.

대출잔액 중 연체금은 1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관별 단위조합의 재무 상황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산림조합은 140곳 중 64곳(45.7%)이 적자였으며 수협은 24.4%에 해당하는 22곳, 농협은 19곳(1.7%)이 적자를 기록했다.

급등하는 연체율과 함께 부실채권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상호금융의 부실채권 규모가 커지자 다음 달 입찰을 통해 조기에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채권을 부실채권 투자 전문기관에 매각할 방침이다. 농협이 외부 부실채권 투자 전문기관에 채권을 매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중앙회가 분류한 채권자별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중소기업 5조2709억9500만원, 소상공인 4조2158억7800만원이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질의에 "농협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분야별로 검토 중이다. 살펴봐야 할 분야가 여러 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