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준감위원장 "재판 어떻든 책임경영 필요"반도체 사업 총체적 위기, 강한 리더십 필요성 ↑사법 리스크 부담감···"경영 리스크 부각될 수도"
18일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사법 리스크의 결과가 사업리스크라고 하지만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이 회장이)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의 복귀를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다. 올해 2월 열린 회의에 앞서서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이 회장이 이른 시일 내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또 최근 발간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023년 연간 보고서에서도 "삼성의 과감한 변화와 사법 리스크의 두려움 극복,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최고경영자(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로 기소돼 2019년 10월부터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선정돼 복권(復權)되면서 '취업제한' 족쇄를 풀기도 했으나 '사법 리스크'는 현재 진행 중이다. 1심에선 전부 무죄를 받았고 항소심 선고는 내년 초로 예정돼 있다. 대법원 상고심까지 고려하면 '사법 리스크'는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중요 의결 사항에 찬성·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정관을 위반할 경우 법적 책임도 진다. 미등기임원에 대해선 '책임 없는 권한'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반면 등기임원은 '책임경영'을 하는 기업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위원장은 삼성전자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 회장의 복귀를 재차 거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반도체 1강(强) 구도가 흔들리면서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메모리 사업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경쟁력이 뒤처지면서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에 추월당할 것으로 보이며 파운드리는 TSMC를 추격하기는커녕 적자 늪에 빠져있다.
이에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부회장은 사상 초유의 실적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그는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을 복원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 회장의 역할은 특정 기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삼성그룹 전체의 통합적 관리자 입장이기에 책임경영 때문에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로 나서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등기이사가 되다 말다 하면 경영 리스크가 부각될 것"이라며 "사법리스크가 없는 상태에서 복귀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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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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