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케이뱅크, 업비트 예치금 비율 높다" 지적이복현 금감원장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공감업계 "케이뱅크 숙원사업 IPO···순탄치 않을 듯"
전일 금융감독원 대상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기업공개(IPO)를 앞둔 케이뱅크의 업비트 지분율이 거의 20%에 육박한다"며 "예금이자로 반기 수익을 다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업비트 예치금 3조800억원에 2.1%를 수수료로 주게 되면 867억원이 나가게 되는 것 "일반 은행에서 이 정도로 특정 업체의 자금이 크게 편중돼 있는 게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고 의문을 던졌다.
케이뱅크와 업비트 간 계약이 종료되면 한 번에 많은 돈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뱅크런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부터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예치금 관리기관으로 제휴를 맺고 실명 확인과 펌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측 계약 종료일은 오는 2025년 10월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뱅크런 우려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난 15일 IPO 추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21년 말 53%에 달하던 업비트 예치금 비중이 올해 6월 말 17% 수준까지 현저히 내려왔다"며 뱅크런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비트 예수금은 별도 펀드로 은행 내부에서 국공채와 MMF 등 고유동성 안정형 자산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자금이 빠져나가도 즉시 유동화할 수 있는 자금으로 매칭돼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정치권은 케이뱅크의 잠재적 위험을 없애기 위해 업비트 예치금 비중을 더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일 의원은 "(줄어든 업비트 비중도)상당한 편중인데, 이것을 두고 (업비트 의존도가) 해결됐다고 얘기할 수 있냐"며 "아직도 멀었다"고 비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케이뱅크의 편중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정치권의 우려에 공감했다. 그는 "꾸준히 (업비트 예치금 비중을) 줄이려고 권유 지도를 해왔다"며 "(개인 투자자 피해와 관련해)유념해서 보고 앞으로 상장 진행 과정이 있기 때문에 면밀히 챙겨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IPO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이슈나 공시의 이슈, 은행의 건전성이 잘 유지되는지 보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가지고 있음에도 지난 2022년 상장이 한 차례 좌초됐다. 케이뱅크보다 출범이 늦었던 카카오뱅크가 이미 IPO에 성공한 데 비해 뒤처진 셈이다. 케이뱅크는 상장 성공으로 저평가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IPO를 숙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 은행장 역시 올해 취임사에서 "IPO는 케이뱅크가 고객을 향해 한 번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상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케이뱅크의 숙원 사업인 IPO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들여다보겠다고 하면 아무래도 더 깐깐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므로 진행 과정 난이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 케이뱅크 몸값이 부풀려져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케이뱅크로선 상황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18일 기관투자자 최종 공모가를 공시한다. 케이뱅크의 공모 규모는 총 8200만 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주당 9500원~1만2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전일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희망 공모가 하단인 9500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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