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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물건너간 상저하고'···2년 새 영업이익 '반토막'

산업 중공업·방산 벼랑끝 철강

'물건너간 상저하고'···2년 새 영업이익 '반토막'

등록 2024.10.24 07:44

수정 2024.10.24 09:55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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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3사, 올해 3분기 실적 부진 전망연간 실적 추정치, 2022년 대비 절반"중국 부양책 발표, 기대할 여지 있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철강업계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수익성 부진을 겪었던 지난해보다 올해 더 악화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여 예상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는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탄식이 쏟아진다.

2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및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철강 3사(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할 전망이다. 3사 가운데 '맏형' 격인 포스코의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18조원, 734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5%, 39% 하락한 수치다. 현대제철(매출 5조6000억원, 영업이익 941억원 전망)도 지난해 대비 각각 11%, 59% 수준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동국제강(매출액 8715억원, 영업이익 233억원 전망) 역시 19%, 78% 수준 악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 철강사는 지난 상반기에도 보릿고개를 넘나들었다. 중국의 건설 경기 침체의 여파가 지속된 이유에서다. 실제 3사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약 2조412억원)와 비교해 반 토막 난 수준이다.

연간 실적으로 살펴보면 더 심각하다. 철강 3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약 3조37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4조5738억원) 대비 26% 쪼그라든 수치다. 앞서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7조1082억원)과 비교해 36% 수준 악화된 바 있으나, 올해는 이보다 더 사정이 좋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추정치대로 연간 실적이 나온다면 2년 전 대비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실적 부진에 따라 올해 주가도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포스코의 주가는 34만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1월 대비 약 30% 하락한 수치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10시 기준 현대제철은 2만6450원에, 동국제강은 857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각각 1월 대비 23%, 25% 하락해 약세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올해 철강 업황이 부진한 이유는 중국의 부진한 경기 흐름으로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 크다. 특히나 중국은 전 세계 철강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글로벌 업계 내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 철강 시황은 중국 경기 흐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

글로벌 철광석 가격 하락세도 수익성 악화에 기인했다. 철광석은 철강기업에서 사용하는 핵심 원재료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제품 가격 인하 압박을 받게 되면서 철강사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철강 소비가 줄어들자, 지난달 철광석 선물 가격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90달러 이하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발 저가 물량 공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의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자국 과잉 생산 제품을 세계 각국에 '수출 밀어내기' 하면서 저가 철강 제품 물량이 국내에 쏟아지기 시작했고, 국내 철강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는 상황이다. 저가 공세가 심화되자 현대제철은 정부에 중국산 후판을 대상으로 반덤핑을 제소하며 칼을 빼 들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최근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세움에 따라 국내 철강사의 실적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은 경기둔화 해소를 위해 지급준비율과 부동산담보대출금리를 각각 50bp씩 내렸다. 이후 지난 12일 중국 정부는 기자회견에서 "특별채권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며 경기 회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영향으로 현지 제품가격 및 철광석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냈다"며 "부동산 경기가 추가적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었던 만큼 중앙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 철강 산업 개선의 여지를 기대할 수 없었으나, 중국 부양책 시행으로 철강 업황의 점진적인 개선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당초 업계에선 올해 실적을 '상저하고'로 점쳤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하반기 수익성 회복 움직임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중국 부양책에 힘 받아, 내년 실적 반등을 목표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업이 중국 경기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다 보니, 경기 부양책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지는 있다"며 "물론 그 외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 봐야겠지만 이번 부양책이 효과가 나타나면 업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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