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회장 승진···이마트-신세계 계열 분리 천명이명희 총괄회장 오너가 3세 리스크 '최소화' 의지 엿보여
인사 발표 이후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 이명희 현 총괄 회장의 '삶의 지혜'가 투영됐다는 시각이 있다. 한국 기업 오너가 3세대에 잇따르고 있는 경영권 분쟁 뿐 아니라 능력 부족 오너에 대한 견제를 반영하면서도 확실한 승계 의지를 내포했다는 의견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정유경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그룹을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으로,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1997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하며 이병철 회장의 막내 딸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이끌어왔다. 이 총괄회장은 1998년 월마트 지분을 모두 인수해 국내 마트 시장을 평정하고 하는 고속 성장을 책임졌다.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분할하고 아들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딸 정유경 회장에게 백화점의 경영을 맡기며 남매의 능력을 평가해 왔다.
정용진 회장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이마트24, SSG닷컴, G마켓 등 이마트부문을 유통 채널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 아웃렛 사업을 전개하며 경쟁력을 높여왔다. 이를 토대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매출 71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최대 유통 기업으로 성장했다.
정유경 회장의 이번 승진으로 신세계그룹 승계작업도 '확실한' 마무리 수순이다.
현재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 중이다. 2020년 9월 이 총괄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각 8.22%씩을 증여하며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올랐다.
2021년에는 정용진 회장이 보유하던 광주신세계 지분 52.1%를 신세계에 양도했다.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SSG닷컴이 유일하다.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보유 중이다. 이는 향후 계열 분리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세계 보유 지분이 이마트에 양도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승계와 계열 분리,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작업에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각 10%도 각각 남매에게 넘어갈 전망이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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