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개인 2.6조원, 외인 2.4억원 순매도국내 정치 혼란 확대로 인한 강달러 등이 영향증시 부양 위해 증안펀드 투입·리스크 해소 필요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28포인트(0.30%) 하락한 2397.49에 장을 연후 장 중 반등을 시도하며 2400선을 다시 회복했다. 2400선이 붕괴된 것은 이달만 4번째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3.29포인트(0.49%) 내린 662.68에 개장 후 1%대 반등했으나, 두 지수 모두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시장 변동성은 더 커졌다. 이달 들어(지난 27일 종가)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6810억원, 외국인은 2조4409억원을 순매도 했다. 기관은 홀로 3조756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만 개인은 1조9352억원, 외국인은 2조9230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은 3조4119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은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는 12월 내내 순매수를 기록하며 증시를 떠받고 있다.
이같은 변동성은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리스크 영향이 컸다. 지난 3일에서 4일 새벽 6시간 천하로 끝난 비상계엄 사태는 탄핵 정국으로 전환됐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표결안 가결 후 정치 리스크가 안정화되는 듯 했으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으로 두 차례 탄핵 정국을 맞이하며 정치 혼란은 재부각됐다.
실제 윤 대통령 탄핵 가결안이 불성립된 다음 거래일인 9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78%, 5.19% 하락하며 2360.58선, 627.01선을 기록했다. 블랙먼데이(8월9일)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에 코스피는 장중 2400선 붕괴, 1%대 하락한 2404선으로 장을 닫기도 했다.
이에 따른 강달러 현상이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겼다. 지난 11월 말 1400선에서 움직인 원·달러 환율은 정치리스크에 급격히 상승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1440원 돌파 후, 지난 27일 정치리스크가 재부각되자 원 달러 환율은 장 중 1486원까지 치솟았다. 1480원을 터치한 것은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12월 한 달간 원화가치는 5% 하락했으며, 일각에선 내년 1500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이탈로 거래대금마저 저조하다. 지난 27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6조3396억원으로 연간 최저치다. 고점(19조1358억원) 대비 66.8% 감소했다. 코스닥도 6조2289억원으로 고점 대비 58%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상장사의 실적 모멘텀(상승여력)도 소멸됐다. DB금융투자가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분기 초 대비 11.8% 하향 조정됐다. 실적 추정기관 3개 이상인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은 분기 초 66조6000억원에서 58조5000원으로 하향했다. 특히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분기 초 대비 3조3000억원 전월 말 대비 5000억원가량 낮아졌다.
정부는 5000억원 규모의 밸류업(가치제고) 펀드를 투입하며 기관으로 증시 방어에 나섰으나 한계가 뚜렷하다. 개인과 외인의 매도세에 비해 턱도 없는 수치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처럼 시장 악재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시장 반등을 위해 정부가 키를 쥐고 있는 '증안펀드' 조기 투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 박사는 "통상 코스피 시가총액은 2000조, 코스닥은 300조로 집계되는데, 현재 시총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며 "10조원 증안펀드 투입으로 실적은 좋은데 시장에서 저평가되는 기업들을 도와줘야 한다. 기관 순매수로 개인과 외인 수급을 끌어줘야 환율도 낮아지고, 국내 증시가 부양할 기회가 마련된다. 즉시 투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제학 교수도 "개인과 외인이 빠지고 있는 부분을 누군가 대신 방어해줘야 한다"며 "지금 연기금이 연말까지 국내 투자 비중을 맞추고 있는데, 현재 11% 수준, 13% 정도로 맞추기 위해 증안펀드 도입이 즉시 필요하다"고 했다.
증안펀드는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할 목적으로 조성되는 증시 부양 카드다. 앞서 금융당국은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한 국내 증시의 안정화 방안으로 증안펀드 카드를 꺼냈다. 증안펀드가 마지막으로 가동된 2008년 정부가 증시안정 펀드 약 5000억원 중 1030억원을 증시에 투입하자 투입 당일 코스피는 5.80% 상승 마감, 연말까지 18.5% 상승한 바 있다.
정치 이슈가 조속히 해결되면서 환율이 꺾여야 2025년 국내 증시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문제는 환율,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 1490원 가까이 상승한 후 소폭 하락했다"며 "그나마 다행인 점은 환율이 폭등하는 와중에도 주가는 잘 버텼고, 외인 수급도 제한, 국내 증시 측면에서는 정치적인 이슈가 잠잠해지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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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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