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적자 기록한 정유업계, 4분기 실적 '관심' 최근 정제마진 개선세···"최악의 구간은 지났다"고환율이 '골칫거리'···실적 악화 재현 가능성도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에쓰오일은 4분기 영업이익 1789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29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며 비상장 정유사(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역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들 정유사는 지난 3분기 모두 대규모 적자 고배를 마셨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 영업손실 4233억원 ▲에쓰오일 영업손실 4149억원 ▲GS칼텍스 영업손실 3529억원 ▲HD현대오일뱅크 영업손실 2681억원이다. 4사의 합산 적자 규모만 무려 1조4590억원이다.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큰 규모의 실적 악화를 겪은 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세가 지속된 영향이 크다. 특히 정제마진의 경우 1분기 배럴 당 평균 7.3달러에서 2~3분기에 배럴당 3~4달러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원료비를 뺀 값으로, 정유업계의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지표다. 정제마진 가격이 높을수록 이윤이 많이 남는다는 의미다. 보통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를 넘기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으로 본다.
지난해 10월 이후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띠며 4분기 상황은 3분기 대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11월에는 겨울철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싱가포르 복합정제 마진이 6달러 수준으로 올랐고 다음달인 12월에도 5~6달러 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국내 업계에선 일단 최악의 구간이 지나갔다며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다만 고환율 기조는 정유업계에 잠재적 악재로 꼽힌다. 지난해 말 터진 계엄령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가까이 치솟는 형국이다. 최근 환율은 1480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현재도 1450~1460원 수준을 맴돌며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 강세가 장기화되면 원유 수입 규모가 큰 국내 정유사에 리스크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또한 불안정한 정국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제품 판매가 부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일부에선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해짐에 따라 올해 실적 하락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는 달러를 결제 대금으로 원유를 수입하기 때문에, 높은 환율이 지속되면 원자재 가격 부담도 더해질뿐더러 환차손 발생으로 경영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요인이 향후 정유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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