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제약사 얀센 특허 올해 만료연내 7개사 바이오시밀러 출시 예상 삼성에피스·셀트리온·동아에스티 출사표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가면역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린다. 이달 중 암젠의 '위즈라나' 출시를 시작으로 총 7개사가 연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노리고 있다.
스텔라라는 TNF-α를 차단해 염증 반응을 완화시키는 '인터루킨-12·23(IL-12·23)' 억제제로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했다. 주로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해 기준 세계 의약품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우스테키누맙 시장 규모는 약 204억달러(한화 약 29조5963억)에 달한다. 이 중 미국 시장은 약 156억1200만달러(한화 약 22조6498억)로 77% 수준을 차지했다.
얀센의 대표 제품인 스텔라라는 지난해까지 독점 판매를 이어갔으나 올해부터 특허만료 등의 이유로 시밀러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동아에스티 등 세 개 업체가 각각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도전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북미 시장에 파트너사나 자회사를 통해 직접 진출하는 반면, 동아에스티는 기술수출 방식으로 진출하게 된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시점을 살펴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6월 '피즈치바' 승인을 받아 각각 같은 해 10월, 12월에 '이뮬도사'와 '스테키마' 허가를 받은 동아에스티나 셀트리온보다 빨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9월 스위스 제약사 산도스와 피즈치바의 북미 및 유럽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피즈치바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며, 산도스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의 판매와 마케팅을 전담하게 된다. 유럽에서는 이미 지난해 7월 공식 출시가 이뤄졌다.
파트너사인 산도스가 오리지널 의약품 권한을 가진 J&J와 합의한 내용에 따라 미국 출시는 다음달 22일 이뤄질 예정이다.
셀트리온도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와 특허 합의를 완료해 다음 달 중 스테키마의 미국 시장 출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셀트리온은 국내, 유럽(EC), 영국, 캐나다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스테키마 허가를 획득하고 순차적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허가에 앞서 오리지널 개발사와 최대 시장인 미국 내 스테키마가 2월 출시될 수 있도록 합의도 마무리한 만큼, 남은 상업화 절차에도 속도를 내 조기 시장 안착과 점유율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100% 자회사인 미국 현지법인 '셀트리온USA'를 통해 스테키마를 직접 판매한다.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판매해 도매가격(WAC)을 낮추는 등의 전략을 시행할 수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21년 7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와 이뮬도사에 대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인타스는 미국의 어코드 바이오파마와 유럽·영국 및 캐나다의 어코드 헬스케어를 포함한 전 세계 계열사를 통해 이뮬도사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 파트너사는 이뮬도사를 오는 5월 중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이달 중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는 25년 1분기 내 유럽 출시가 예상된다"면서 "수익 정산에 2개 분기 소요되어, 올해 3분기부터 로열티 수익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5월 출시로 로열티 수익은 오는 4분기에 인식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암젠을 제외하면 해외 기업도 대부분 다음 달 중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테바·알보텍의 '셀라스디'('24년 4월) ▲독일 프레지우스카비 '오툴피'('24년 9월) ▲인도 바이오콘 '예신텍'('24년 11월) 등이 FDA 허가를 받았다.
암젠을 제외하면 모두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하는 셈이라 시장 점유율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내 의약품 유통 시장 특성상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재를 누가 더 빨리 하고, 현지 마케팅을 통한 시장 침투를 어떻게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국에서 10여종의 바이오시밀러가 경쟁 중인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출시된 암젠의 '암제비타'가 1%로 가장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는 암젠의 '암제비타'보다 약 5개월 늦게 미국시장에 진출했으나 지난해 7월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점유율을 6.3%까지 끌어올리며 바이오시밀러 중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해외 마케팅 파트너사인 오가논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하드리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미국 매출은 7100만달러(한화 약 1031억원)에 달했다. 분기 매출은 2023년 3분기 800만달러에서 작년 3분기 4000만달러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하드리마가 시그나헬스케어와 프라임테라퓨틱스 등 여러 PBM에 처방 권고 의약품 목록(처방집) 제품 등록을 성공하며 현지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보험 체계인 미국 의료보험시장은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는 PBM과 보험사가 의약품 보험 처리 목록을 짜야 환자에 대한 보험 혜택이 확정돼 판매가 가능해지는 구조다. 특히 CVS케어마크, 익스프레스 스크립츠(ESI), 옵텀RX 등 3대 PBM이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현재 에버노트와 옵텀 등 일부 주요 PBM 회사는 자체 상표(Private label) 전략을 채택해 상호교환성 바이오시밀러를 스텔라라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에버노트가 공급하는 상호교환성 바이오시밀러는 암젠의 위즈라나로 추정된다.
CVS케어마크의 전략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다른 업체와 같이 자체 상표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피즈치바의 경우 파트너사인 산도스가 자체 상표 변화를 적극 받아들인 데다가 상호교환성 인증도 획득한 상태라 PBM 확보가 다소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PBM사들이 적극적으로 자체 상표을 채택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에피스는 과거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오가논, 바이오젠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던 반면 피즈치바는 산도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산도스가 미국 자체 상표 변화를 가장 먼저 도입한 시밀러 제조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특히 올해 2월 피즈치바 미국 출시 이후 에피스의 제품 매출은 한번 더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최근 미국 PBM사는 오리지널보다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에 조성되며 오리지널 점유율 역시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항암제 스텔라라의 매출 성장률 둔화가 2024년 실적에서 확인되고 있다"면서 "스텔라라 특허 만료에 따라 글로벌 매출 톱10 의약품 순위도 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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