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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설 전에 끝날 줄 알았는데···조선·철강 후판 협상 '난항'

산업 중공업·방산

설 전에 끝날 줄 알았는데···조선·철강 후판 협상 '난항'

등록 2025.01.25 08:25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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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장기화, 팽팽한 줄다리기철강 "수익안정, 가격인상 필요"조선 "철광석 값 감안, 인상못해"

설 전에 끝날 줄 알았는데···조선·철강 후판 협상 '난항' 기사의 사진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양측 간 입장 차가 팽팽한 탓에 가격 여부 결정이 설 이후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와 철강업계(포스코·현대제철 등)는 지난해 하반기 후판가격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후판값 협상은 해를 넘긴 채 약 5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강판으로, 비교적 두꺼운 열간압연 강판에 속한다. 선박을 비롯한 건축, 해양구조물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조선산업에서 후판은 선박 제조 원가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후판값 협상 결과에 따라 마진율도 변동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조선·철강 업계 간의 후판 값 협상은 1년에 상반기·하반기 두 차례로 진행한다. 2023년 상·하반기 후판 가격은 각각 톤(t) 당 약 100만원, 90만원 중반대로 합의됐다. 이후 지난해 상반기에는 90만원 초반대로 가격을 내린 바 있다.

하반기 가격 협상 결과는 아직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두 업계는 후판 가격에 큰 이견차를 보이며 합의가 지연됐고 7월에야 협상을 마무리했다. 하반기 협상 역시 업계 간 입장 차가 첨예한 탓에 여전히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철강업계는 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저가 공세와 전기료 상승 등의 요인으로 후판 원가 부담이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수익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는 철광석 가격 하락을 이유로 후판 값 인하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후판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후판값 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해 9월 기준 철광석 가격은 90달러 이하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올해 초 최고점(144.16달러)을 찍었던 때보다 36% 하락한 수치다. 현재는 100달러 안팎을 맴돌고 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업 환경 차이가 극단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고, 조선업계는 10년 만에 초호황기가 찾아오면서 3년 치 넉넉한 일감을 쌓아둔 상태다.

이 같은 상황 속 철강업계는 과거 조선업계가 수익성 부진을 겪을 때 도와줬으니 이번에는 조선업계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익성 방어가 절실한 상황이라 이번만큼은 쉽게 물러 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선업계의 입장도 견고하다. 후판 비용이 선박 원가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장논리를 따르겠다는 목소리다. 무엇보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 사용이라는 대안이 있어 더욱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다.

양측 간의 신경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업계는 가격 협상이 설 명절이 지나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값 협상을 아직 진행 중이고, 결과 여부에 대해 아직 소식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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