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자회사 부진 속 이자이익 5%대 견조한 성장대손비용 줄고 신한은행 해외법인 '사상 최대 실적'"양보다 질적 성장"···RWA·CET1 집중 관리 예고
신한금융그룹은 6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2024년 경영실적 및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리딩금융' 경쟁을 펼쳤던 KB금융그룹에 승기를 내줬지만 당초 시장 우려 대비 선방한 모습이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51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KB금융은 5조782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으로 왕좌에 올랐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측은 "부동산PF, 책준형 자산신탁 등 위험자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 여력을 최대한 확보했고, 희망퇴직 등 구조적인 비용 효율화를 위한 지출에도 견고한 펀더멘탈을 입증했다"며 "4분기에는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인 은행을 중심으로 손익을 방어하며 안정적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NIM 4bp 하락했지만 금리부자산 7%대 성장
신한금융의 호실적 배경으로는 이자이익의 안정적 성장과 대손비용 감소가 첫 손에 꼽힌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1조4023억원에 달했다. 누적 그룹 NIM(1.93%)이 4bp나 하락했는데도 금리부자산은 7.3%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신한은행의 해외법인들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연간 그룹 글로벌 손익은 7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1% 증가했다.
신함금융의 해외법인들은 상반기 중 조기 자산 증대에 기반한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비용 효율성 제고를 통해 실적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2640억원)과 SBJ은행(1486억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3.4%, 17.0%씩 증가했다.
지난해 대손비용률도 전년 대비 10bp 하락한 47bp를 기록했다. 부동산과 관련된 손실흡수 여력 확보와 전년도까지 인식했던 추가 충당금의 기저효과, 자산건전성 관리 노력 덕분이라는 게 신한금융의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CET1 비율은 고환율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14%포인트(p) 하락한 13.03%를 기록했다. 다만 그룹이 목표로 하는 13%선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은행 20%대 성장에도 비은행 부진···올해 회복 자신
지난해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은 비은행 자회사들이 다소 부진했던 탓에 전년 대비 5.0% 감소한 3조2575억원에 그쳤다. 특히 4분기 비이자이익은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손익 등이 감소하면서 전분기 대비 74.0% 급감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63.5% 감소한 4734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이자이익의 감소와 희망퇴직 비용 및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결과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은 수수료이익을 크게 개선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이자이익이 핵심 승부처가 된 셈이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5% 급증한 3조6954억원에 달했지만 신한카드와 신한캐피탈은 크게 부진했다. 신한카드(5721억원)와 신한캐피탈(1169억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7.8%, 61.5%씩 감소했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라이프는 4분기 부진에도 연간 수익성은 견조하게 방어했다. 신한투자증권(2458억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3.6% 증가했고 신한라이프(5284억원)도 11.9% 증가했다. 다만 4분기만 놓고보면 신한투자증권은 30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신한라이프(613억원)의 순이익도 60.2%나 급감했다.
이에 대해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CFO(부사장)은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부진했던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며 "전체적인 충당금 부담을 가장 보수적인 입장에서 반영한 결과가 자회사의 실적에 반영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피탈의 경우 고금리 때문에 조달비용이 올라갔고, 전체 자산에서 투자자산 비중이 40%나 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자산의 운용수익률이 전반적인 시장 상황과 맞물려 조금 떨어졌으나 시장 회복과 함께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위험가중자산(RWA)에 대해서는 "은행은 지난해 4분기 기준 평잔이 212조원 가량 되고, 카드는 44조8000억원, 증권이 34조9000억원, 캐피탈이 18조3000억원"이라며 "과거 평균 7%였던 RWA 증가율을 5% 이하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대출은 규제와 매크로 환경을 고려하면 크게 성장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 됐고, 기업대출도 시장 수요가 감소할 여지가 있다"며 "과거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 RWA 관리 등 건전성 확보에 더 신경쓰겠다는 얘기다.
보수적 성장 기조로 CET1 관리···주주환원에 1조7500억원 투입
지난해 4분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천 CFO는 "지난해 1분기부터 일관되게 말씀드렸지만 해외 부동산, PF 등 다양한 잠재손실을 보수적으로 반영해 덜어내려고 한다"며 "외부평가와 전수조사 등을 거쳐 (잠재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다보니 지난해 4분기 손익이 생각보다 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CET1 비율이 전년 대비 소폭 떨어진 것도 4분기 실적 부진과 환율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 천 CFO는 "RWA가 5조8000억원 증가한 건 대부분 환율 영향 때문"이라며 "고환율과 더불어 4분기 손익이 여러 손실 충당금 때문에 덜 나온 부분 등이 CET1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과 다르게 보수적인 성장을 통해 RWA를 관리한다면 CET1 13%를 계속해서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 환율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앞으로 분기별 13.1% 수준을 목표로 잘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총 1조75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주주환원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하반기 자본비율을 고려한 탄력적인 자사주 정책을 지속 시행해 전년보다 개선된 주주환원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유선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장은 "2025년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원년으로,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핵심 지표들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손실흡수 여력 확보에 이어 올해는 큰 폭의 개선을 기대하며, RWA 관련 자회사의 평가 및 패널티를 강화해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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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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