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세폭탄' 사정권···'미국行' 정의선, 북미 사업 점검트럼프 행정부와 관계형성 노력···기부·투자 적극적인 공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의선 회장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파운틴밸리에 있는 현대차 미국 법인 본사에 들려 현안을 보고받고, 현지 직원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자동차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속전속결로 연일 관세 폭격을 퍼붓는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와 기아는 당장 4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증발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170만8293대) 중 59.3%(101만3931대)는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됐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수출 물량 일부를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면서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앨라배마(현대차), 조지아(기아)에 이어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올해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면 미국에서 연산 12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춘다.
하지만 여전히 50만대 가량은 국내에서 수출해야 하는 만큼 관세 부담을 완전히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 자동차 핵심 소재인 철강 관세 부과 공식화로 높아진 원가도 부담이다.
관세 문제가 시급한 만큼 미국으로 떠난 정 회장이 현지에서 어떤 대응책을 강구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호세 무뇨스 사장과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한 '미국통' 성 김 사장을 선임하며 선제적인 미국발 리스크 대응에 나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 자리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달러(약 14억7000만원)를 기부했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대차는 트럼프 고문들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격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며 "트럼프 측에 미국 일자리 창출과 미국 자동차 산업의 지원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관세를 투자 협상 용도로 사용하는 트럼프 정부의 의도에 따라 투자 보따리를 풀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예외조치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 대목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현대차그룹 간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HMGMA와 현대제철 미국 투자 검토를 관세 효과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은 미주 지역 자동차강판 공급을 위해 미국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년 초 부지를 확정해 착공에 나서고, 2029년께 제철소를 완공하는 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뇨스 사장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지금까지 미국에 투자한 금액만 205억 달러(약 30조원)"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에 대한 현대차의 기여도를 강조해 미 정부의 관세 압박을 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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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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