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캐나다·멕시코 관세 4일부터 시행생산기지 둔 포스코, 직격타 가능성도"국내 기업, 리스크 최소화 노력 필요"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TSMC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한 달간 유예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4일(현지시간)부터 매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협상의 여지가 없으며 관세 발효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두 나라에 불법 이민 문제와 마약 유입 책임을 물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당초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시행은 지난달 4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이들이 마약 단속 등 국경 안보 강화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시행일을 한 달간 유예했다.
하지만 결국 관세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양국에 생산법인을 둔 한국 기업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멕시코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기업들은 이번 관세 시행으로 수출 경쟁력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 조만간 생존 전략 수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부문에서는 포스코그룹이 캐나다와 멕시코 모두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거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홀딩스는 멕시코 알타미라에 생산법인인 '포스코-멕시코'를 두고 있다. 2006년에 설립된 이 공장은 멕시코의 자동차 강판 수요 증가에 대응해 CGL 공장을 증설하며 생산능력을 높여왔다. 이 외에도 멕시코 비쟈그란 지역에 MVWPC 선재가공센터, 푸에블라 지역에는 MPPC 가공센터가 들어가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0월 멕시코 코아우일라주에 구동모터코아 공장을 준공하고, 현재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2공장을 짓고 있다. 투입되는 금액만 무려 1600억원으로 알려졌으며 회사는 제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2030년까지 연 2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구동모터코아 생산·제조는 인터내셔널에서 독립한 자회사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이 맡고 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선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그룹 이자천지소재 자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캐나다 퀘백주에 연산 3만톤(t) 양극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양극재 공장은 오는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퓨처엠은 지난달 북미 거점 활성화를 위해 캐나다 법인(포스코퓨처머티리얼즈)에 약 49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기업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들 국가에 대한 미국의 관세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국내 철강 기업 중 포스코뿐만 아니라 현대제철도 멕시코 현지에 스틸서비스센터(SCC)를 보유하고 있어, 업계는 관세 타격을 피하기 위한 전략 모색에 더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캐나다·멕시코에 생산기지가 있어도 몇몇 기업에 가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멕시코 생산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이 주로 현지에서 소비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캐나다·멕시코 시장에 진출한 포스코를 비롯 국내 기업들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도록 만전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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