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대표 발언이 기업과 시장에 미칠 영향 고려해야주주가치 제고 위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의식과 자세 필요

끊임없는 논란으로 더본코리아의 약세를 거듭하는 가운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백 대표의 절치부심에도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내림세를 지속하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상장 이후 공모가를 크게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장된 이후 더본코리아와 백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주가를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원산지 표시 위반 의혹부터 품질 논란, 가맹점의 높은 폐업률 등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논란이 쏟아졌다.
더본코리아의 주가를 끌어내린 건 반복된 논란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열린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서 백 대표는 "주총에 꼭 나가야 하는지 물었다가 직원에게 혼이 났다"며 주총보다 산불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자리에 참석하고 싶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백 대표의 해당 발언으로 주주와의 공식적인 소통 창구인 주주총회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드러나면서 거듭된 논란으로 균열이 생겼던 주주와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주주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호실적 소식에도 주가는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해 더본코리아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연결 기준 매출액 4642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8% 증가한 360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적을 거뒀다. 기업의 주가가 실적을 제외한 경영진의 태도와 주주와의 약속 이행 등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상장사 대표가 가져야 할 책임감에 대한 부족한 인식은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마련한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도 종종 느껴진다. 한 코스닥 기업 대표는 IPO 간담회 자리에서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엑시트(투자금 회수) 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사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한 주주들에 대한 책임감보다 기업 공개를 통해 얻을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기업들은 상장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그 발판을 마련해준 것은 기업의 가능성을 믿어준 주주들이다. 주주들의 믿음의 무게만큼 상장사의 대표라면 책임감을 가지고 주주가치 제고와 사업경쟁력 강화를 힘써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부재가 각 기업의 주가와 경영진, 주주 간의 신뢰를 넘어 국내 증시 시장 전체를 뒤흔들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 시장의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지목되는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주주 돈은 공짜라고 생각하는 지배주주의 인식이 문제"라며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저출생 문제와 맞먹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 만큼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상장사 대표의 말 한마디와 결정이 기업 한 곳의 성패를 넘어 국내 증시 시장 전반을 좌우하는 만큼 '상장사 대표'라는 자리의 무게를 간과하지 않는 책임감 있는 행보가 필요한 때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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