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 행진에도 수익성 악화영업이익률도 경쟁사 절반 못미쳐높은 애플 의존도 여파로 풀이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15% 증가한 4조9828억원이었다. 이는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51억원으로 전년대비 28.9% 감소했다.
LG이노텍은 이와 관련해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고사양 카메라 모듈의 안정적 공급, 반도체·디스플레이용 기판소재 제품의 수요 회복, 우호적 환율 효과 등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면서도 "전기차 등 전방 산업의 성장세 둔화, 광학 사업의 시장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도 역대 최대 매출액을 갱신했다. 당시 매출액은 전년대비 2.9% 늘어난 21조2008억원이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706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5% 줄었다. 연이은 최대 매출 갱신에도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자 부품 경쟁사인 삼성전기와 비교해보면 LG이노텍의 아쉬운 수익성이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전 사업영역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전자기기에 기판 및 카메라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사업구조가 유사하다.
지난해 삼성전기가 거둬들인 매출액은 10조2941억원, 영업이익은 7350억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이 매출액에서 크게 앞섰으나 영업이익은 삼성전기가 소폭 많았다.
올해 1분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7386억원, 영업이익 2005억원을 거뒀다. 삼성전기에 비해 LG이노텍이 매출액 약 2배 가량을 거둔 반면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LG이노텍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8.5%에서 2022년 6.5%, 2023년 4%, 2024년 3.3%로 최근 4년 간 매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 1분기는 2.5%로 삼성전기(영업이익률 7.3%) 보다 낮다. 이처럼 LG이노텍의 매출액 대비 수익성이 부진한데는 이들의 주요 매출처이자 고객사인 애플 영향이 크다고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애플에서 매출의 80% 이상이 나올 정도로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LG이노텍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는 단일 고객에 대한 매출이 광학, 기판사업부 등의 매출 17조672억원라고 언급돼있다. 즉, 총 매출 21조원 가운데 17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애플에서만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아이폰 등 애플의 흥행 여부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매출액은 애플의 판매량 증가에 따라 늘어나지만 수익성은 이를 못 따라간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협상력 절대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판매량 기준 애플은 점유율 19%로 1위를 차지했으며 올해 1분기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통상 1분기는 삼성전자가 신작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시기지만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1분기에서 삼성전자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그만큼 애플의 막강한 구매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그간에는 LG이노텍이 사실상 애플의 카메라 모듈 공급을 독점해왔지만 아이폰16 시리즈부터는 코웰전자 등 중국 업체들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이로 인한 가격 경쟁으로 LG이노텍의 수익성도 악화됐다는 풀이다. LG이노텍 입장에서는 애플이 확실한 매출처이지만 실속은 챙기기 힘든 독이 든 성배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손을 뗀 것도 애플에 보다 의존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요소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전기의 경우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게도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에 LG이노텍에서도 카메라 모듈 등 광학솔루션사업에 대한 쏠림을 해소하기 위해 기판소재사업, 전장부품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며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협상에 있어 제조사들의 입김이 쎄지만 애플은 그중에서도 IT 시장에서는 막강한 구매력을 기반으로 한 갑 중에 슈퍼갑"이라며 "LG이노텍도 수익성 측면의 손해를 보더라도 확실한 매출처인 애플을 놓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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