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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땡큐 트럼프"···반도체·전자 부품사, 풀인 효과 톡톡

산업 전기·전자

"땡큐 트럼프"···반도체·전자 부품사, 풀인 효과 톡톡

등록 2025.04.28 15:33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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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예상 넘어선 호실적관세 압박이 오히려 수요 자극2분기 이후 전망은 불투명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반도체와 주요 전자 부품업계가 올해 1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트럼프발 관세 압박으로 인한 풀인 효과(관세 시행 전 재고를 미리 확보하는)가 반영된 덕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전자부품사들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또한 오는 29일은 삼성전기가, 30일은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로 보면 매출액은 42%, 영업이익은 158%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도 넘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6조6000억원으로 내다봤지만 이보다 12.7% 가량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확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선전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때 DS부문이 영업손실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 8일 발표한 잠정공시 실적으로 비추어보아 메모리에서 3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비메모리에서 2조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DS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모리는 중국의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인해 IT 수요가 개선된 데다 트럼프 '관세 폭탄' 전 선제적으로 D램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자 부품사들인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도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다. LG이노텍은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9828억원, 영업이익은 1251억원이었다.

매출액은 1년 전에 비해 15% 증가했고 시장 전망치(4조4437억원) 보다도 많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로 보면 28.9% 줄긴 했으나 이 또한 시장 기대치(1050억원)를 웃돌았다. 고사양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의 안정적인 공급,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기판 수요 회복,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겹친 덕에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영업적자가 예상됐던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라는 깜짝 실적을 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매출액 6조653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 영업이익은 5000억원 이상 개선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연간 흑자전환은 가능하지만 1분기 영업이익은 적자를 거둘 것이라고 봤었다. 영업손실 전망치는 792억원으로 전년도(-4694억원)에 비해 많이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정작 이같은 예상을 깨고 흑자 전환을 이뤘다.

삼성전기도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6952억원, 영업이익 2004억원으로 전년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통상 1분기는 이들의 계절적 비수기에 속한다. 더구나 최근 기업들을 둘러싼 대내외적 경영 환경은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내는 탄핵 정국에 휩싸였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관세 전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트럼프는 국가별, 품목별 관세 부과를 예고해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1분기는 이같은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오히려 실적을 상승시켜준 효과를 낳았다. 본격적인 관세 부과가 있기 전 제품을 확보해 두려는 풀인 효과를 자극했다는 점에서다.

문제는 1분기 이후다. 아직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추후 방향성이 구체화되면 여파를 피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올해 1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풀인 효과도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선제적인 주문에 따른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이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LG이노텍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증권가에서는 줄줄이 목표가를 낮춰 잡았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장, 반도체 제조사들이 무역 분쟁을 고려해 부품 주문을 늘린 상황"이라며 "고객사와 유통 채널에 축적된 재고가 2분기 말 부품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해 "1분기 중에는 아직 관세 정책이 구체화되기 전이었던 만큼 일부 고객의 풀인 효과 수요가 포함되어 있다"면서도 "2분기의 경우 여전히 국가별 관세와 관세 부과 대상 등 세부 내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고객들 역시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낮기 때문에 풀인 효과 수요의 규모가 재고 조정을 우려할 만큼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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