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 속 중국발 경쟁 심화LCD 패널 가격 상승에 원가 부담도OLED TV 등 프리미엄서 기회 모색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8.3% 증가한 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줄었다. 삼성전자는 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의 합산으로 영업이익을 공개하는데, 합산 영업이익은 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 감소했다. 증권가는 그중에서도 VD사업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줄어든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꺾였다.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솔루션(MS) 사업본부는 같은기간 매출액 4조95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2.2%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97.3% 급감한 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작년 3.6%에서 올해 0.1%로 쪼그라들었다.
양사 모두 판매한 규모에 비해 벌어들인 수익은 절반 이상 줄어든 모습이다. 이는 TV 시장 수요 성장이 정체된 데다 업체 간 경쟁 심화, LCD 패널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원가 및 비용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TV 규모가 전년대비 0.7% 감소한 1억9644만대를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의 상호관세 영향으로 하반기 소비자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국내 TV 제조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출하량 기준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TV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 28.4%를 넘었다.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한국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었다. 불과 4년 전인 2020년만 하더라도 한국 점유율은 33.4%로 중국 브랜드(점유율 24.4%)들을 10%p 가까이 몇 년 새 전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내 TV 제조사들은 중국 업체들로부터 LCD 패널을 받고 있다. 앞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진즉 LCD 사업을 접었고 LG디스플레이도 올 초 광저우 공장 매각 등으로 손을 뗐다. 이에 국내 TV 제조사들의 중국산 LCD 패널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도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 CSOT, 대만 기업 AUO 등으로부터 공급받은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은 7조5825억원으로 전년대비 29.3% 늘었다. LG전자도 중국 BOE 등으로부터 사들인 LCD 모듈 매입액은 3조9539억원으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LCD 패널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가격에 대한 주도권도 중국 업체들에 달렸다"며 "추가적으로 패널 가격이 오를지 등 방향성은 지켜보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양사는 OLED TV 등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프리미엄 TV 시장은 성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옴디아는 올해 OLED TV 출하량이 655만대로 1년 전에 비해 7.8% 증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TV 시장은 침체된 모양새지만 중저가 TV의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고가의 OLED TV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OLED TV 시장은 LG전자(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52.4%)가 출하량 기준 12년 연속 1위를 하고 있는 시장이다. OLED TV 시장 진출 3년차인 삼성전자도 2022년 시장점유율 3.1%에서 작년 23.5%까지 끌어올리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올해 신제품 TV 라인업들을 공개하며 국내 OLED TV 1위를 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낸 바 있다.
LCD TV의 경우도 삼성전자는 QLED TV 중심으로, LG전자는 QNED TV에 집중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AI 스크린이 나아갈 방향성인 비전 AI 전략 기조 아래 기능과 라인업을 대폭 강화한 2025년형 AI TV 신모델을 글로벌 전 지역에 출시하고 프리미엄 전략 제품 중심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컨퍼런스콜에서 "각 사업 부문별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강화를 통한 믹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webOS 사업은 지역을 확산하고 모수 확대, 전략적 파트너십의 활용에 기반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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