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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글로벌 실적 1위 신한은행, 폴란드 지점 개설 초읽기

금융 은행

글로벌 실적 1위 신한은행, 폴란드 지점 개설 초읽기

등록 2025.05.26 13:4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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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ATO 회원국이자 전후 재건 중심···기업금융 수요↑사무소 한계 뚜렷···지점 개설로 현지 영업력 확보 기대인가 절차 여전히 까다로워···EU 규제·현지 적응 관건

글로벌 실적 1위 신한은행, 폴란드 지점 개설 초읽기 기사의 사진

은행권 글로벌 실적 1위인 신한은행이 동유럽 핵심 시장인 폴란드에 지점을 개설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의 사무소 체제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지 기업금융 수요에 대응하기 어려워서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현장 방문까지 더해지면서 신한은행의 동유럽 공략 전략이 구체화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336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대비 33.5% 급증한 수치로, 베트남·카자흐스탄 등 아시아권 현지법인이 급성장한 결과다.

특히 신한은행은 2030년까지 전체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글로벌 부문에서 창출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지역별 전략 특화와 글로벌 수익 모델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게 신한은행의 복안이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실적은 매년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20년 3115억원이었던 글로벌 당기순이익은 2021년 3845억원, 2022년 5383억원, 2023년 5493억원, 지난해엔 7336억원으로 폭증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2002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1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신한은행은 중국·일본·베트남·캄보디아·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 등에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신한은행은 글로벌 전역으로 영토를 늘려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금융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동유렵이 대표적이다.

사무소는 영업행위 불가능···"지점은 선택 아닌 필수"


신한은행은 지난 2014년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설치했다. 하지만 사무소는 단순 정보수집 창구에 불과해 영업행위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현지 법령상 해외 사무소는 고객 접점 기능 없이 단순한 정보 수집과 시장 조사, 본사와의 연락 창구 역할에 국한된다. 고객 계좌 개설, 대출 실행, 외환 송금, 기업 보증, 무역금융, 파생상품 거래 등 대부분의 핵심 은행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단순 홍보나 네트워킹 구축은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영업력 확보나 독립적 수익 창출은 불가능하다.

반면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거친 지점은 예금·대출·외환 등 기본적인 업무를 비롯해 기업 대상 CIB 서비스, 외국환 관련 업무도 독자 운영할 수 있다. 또한 회계·리스크·자금 조달 체계를 갖추고 있는 만큼 현지 고객과의 계약 체결, 금융상품 운용, 신용보증 등이 자유롭다. 신한은행이 폴란드의 기업금융 수요를 선점하고 수익기반을 확보하려면 지점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얘기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하며 신한은행의 현지 지점 개설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수익모델 벤치마킹과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공유하기 위한 IR 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지점 전환을 위한 현장 실사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폴란드 두드리는 경쟁은행들···금융당국도 후방 지원


국내 주요 은행들은 폴란드 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체제를 본격화한 상태다. 방산, 2차전지 등 국내 기업의 폴란드 투자 확대에 따라 현지 은행의 기업서비스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한은행의 지점 전환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폴란드 금융감독청(KNF)의 인가를 받은 뒤 올해 3월 바르샤바에 국내 은행 최초로 지점을 열었다. 하나은행은 독일법인을 통한 지점 개설을 추진 중이고. IBK기업은행은 2023년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열어 현지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KB국민은행은 폴란드 페카오은행과 손잡고 코리아데스크 형태로 틈새 수요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EU(유럽연합)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는 단순한 동유럽 진출 창구를 넘어선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전기차 생산 확대, 방산 공급망 확보 등에 주목한 국내 대기업들은 폴란드 투자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서유럽과 중동부유럽을 잇는 폴란드는 지리적 위치, 우수한 노동력, 원가 경쟁력 등에서 이점을 갖추고 있다.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현대차 등 300여개에 달하고 누적 투자액도 6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금융당국은 폴란드를 한국금융의 유럽 진출 교두보로 보고 현지 감독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야첵 야스트로제브스키 폴란드 금융감독청장을 만나 은행감독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다만 지점 인가는 쉬운 일이 아니다. 폴란드는 유럽연합 금융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에 자본규제, 리스크관리 요건 등에서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지 회계기준과 세무 신고, 내부통제 체계 구축 등도 필수다. 또 진출 이후에도 외화이체, 환위험, 정치적 리스크 등 대응해야할 과제가 많다.

현재 신한은행은 폴란드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일단 폴란드 지점 개설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지만 현지 법률자문 확보, 본점 내 인허가 태스크포스 구성 등 물밑 작업이 추진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글로벌 리딩뱅크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최대 관건은 폴란드 지점 확보 여부"라며 "현지 사무소가 지점으로 전환하면 단순 해외 네트워크 확대를 넘어 기업금융·외환·무역금융 전반에서 신한의 글로벌 위상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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