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3%대 초반의 고정금리 이자를 최대 7년까지 주는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신상품을 다음 달 출시한다.
기존 ‘3년 고정금리, 4년 변동금리’ 방식의 혼합형 상품 가입이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정체되자 은행들이 이 같은 신상품 출시를 통해 가입자 수 확보에 나선 것.
5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2~3개 시중 은행이 고정금리형 재형저축 상품을 만들어 오는 7월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금리는 연 3%대 초·중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현재 혼합형 상품에 3년간 4%대 초·중반이 적용되는 것보다 1%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라며 “3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4년째 고정금리를 다시 정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형저축은 7년간 유지해야 세금 감면을 받아 사실상 만기가 7년으로 여겨지지만, 만기까지 단일 금리를 적용하기에는 금리 변동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주요 은행들과 보조를 맞춰 다음 달 중순경 출시할 계획”이라며 “금리 수준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아직 고정금리를 얼마로 정할지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현재 3% 초반인 국고채 10년물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은행들이 고정금리형 재형저축 상품을 만드는 이유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는 금융 당국의 주문 때문이다.
고정금리 적용 기간이 지나고 변동금리가 적용될 때 금리가 추가 하락하면 불만이나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6일부터 판매한 혼합형 재형저축 상품의 판매 열기가 급격히 식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재형저축은 165만 계좌가 개설됐고, 납입 금액은 5835억원이다. 계좌당 월평균 약 12만원씩, 연간으로 140만~150만원을 붓는 셈이다.
고정금리형 재형저축에 대한 금융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실수요자는 웬만큼 가입한 탓에 추가 수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전망과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다시 불붙으면 출시 초기의 열풍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고정금리형 재형저축 출시를 준비 중인 한 은행 담당자는 “대기 가입자가 한꺼번에 몰렸던 초기와는 다르지만, 장기적으로 목돈을 마련하려는 고객이 꾸준히 가입한다”고 전했다.
반면 출시에 비교적 소극적인 은행 담당자는 “재형저축은 은행의 역마진 우려가 커 마케팅에 크게 힘을 쏟지는 않을 계획”이라며 “재형펀드 등 다른 상품을 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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