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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된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구직자 눈높이 못맞춰

급조된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구직자 눈높이 못맞춰

등록 2013.11.26 16:59

수정 2013.11.26 17:26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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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1명 뽑는데 1000명 이상 상담···구직자들 알바수준 급여에 실망도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엔 구직자의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는 찾기 어려웠다. 시간제 일자리 대신 기업들은 무기계약직 모집에 나서는 등 준비되지 않은 시간제일자리 박람회라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열린 채용박람회는 삼성, SK, LG, 롯데, GS, 한진, 한화, CJ, 신세계, 신한은행 등 대기업 10개 그룹이 참여하면서 구직자들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정부와 기업이 1만개의 시간제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나서는 첫 박람회였기 때문이다,

2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은 이러한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들의 줄이 길게 이어지면서 입장까지 10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상담 부스마다 사람들이 넘쳐나면서 대기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김동민 기자 life@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다. 김동민 기자 life@


하지만 박람회장에 들어서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안모씨(26)는 “사람이 너무 많아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생각한다”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있지만 나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을 걸려 상담을 받더라도 급여 등 근로조건은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많았다. 시간제 전문직을 꿈꾸던 경력단절 여성들은 단순노동에 가까운 직무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 박람회’라는 비판도 나왔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상담을 받았다는 안모씨(34·여)는 “급여가 아르바이트 수준이다”라며 “상여금을 따로 준다면서도 상여금 수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모씨(45·여)는 “나름 내가 고급인력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부분 단순노동뿐이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든다”며 “경력단절 여성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더니 말뿐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특별한 응시자격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상담을 받은 구직자 대부분은 조건이 까다롭다고 생각했다. 50대 이상의 ‘실버세대’를 우선 채용한다고 하면서도 전문자격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모씨(52·여)는 “상담을 받아보니 나이제한이 없다는 말은 그냥 형식적인 것 같고 실제로는 30대 여성을 원하는 것 같았다”며 “차라리 30대를 뽑는다고 말해줬으면 여기까지 와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모씨(58)는 “마음에 드는 곳이 있어서 지원서를 내기는 했는데 미취업 1년 이상을 우선 채용한다고 해서 뽑힐지 모르겠다”라며 “장년층은 퇴직을 하더라도 바로 일을 해야 하는데 경력단절 1년 이상을 요건으로 내미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C홀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신세계 인터네셔널 부스에서 구직자가 면접을 보고 있다. 김동민 기자 life@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C홀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신세계 인터네셔널 부스에서 구직자가 면접을 보고 있다. 김동민 기자 life@


특히 이번 채용박람회는 청년실업해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였다. 대기업들의 참여로 20대 구직자의 발길도 많았지만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모씨(26·여) “행사 취지는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나한테 적합한 일자리는 없는 것 같다”며 “대기업 취업 정보라도 얻어 볼까 하고 상담도 받아봤지만 별 도움이 안됐다”고 말했다.

김모씨(60·남)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며 “여기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고충은 있었다.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박람회장에 부스를 마련한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시간제 선택제와 관련 없는 채용도 허다했다.

A그룹의 한 계열사는 취약계층 1명을 고용하기 위해 박람회장에 부스를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박람회장까지 찾아서 사람을 고용해야 할 상황은 아니지만 그룹차원에서 단체로 진행하다보니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B그룹은의 계열사 호텔에서 일할 웨이터 5명을 뽑기 위해 박람회에 부스를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시간제 일자리는 아니고 무기계약직을 뽑는다”며 “여기서 면접이나 입사지원서를 받는 건 아니고 회사 홈페이지에서 따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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