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사회적 역할 무시 억울해
정부에서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는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 부정당성으로 알리는데 선봉에 서고 있는 김주영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정부 방안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반박하려해도 국민들에게는 변명으로 밖에 안 들리는 현재 분위기를 전하는 김 위원장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으로 가득찼다.
김주영 위원장은 “갑작스럽게 공공부문에 정부의 칼날이 들이닥쳐 솔직히 당혹스럽다”면서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 국민들이 박수 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뭐라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공기관을 옥죄는 식의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에 대해 반대하는 김 위원장의 태도는 단호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공기업이 국가의 경제성장, 사회적 역할 등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체는 무시되고 몰매를 맞고 있다”면서 “또한 어느날 갑자기 우리(공공기관)를 방만경영의 주범으로 몰고 가고 있어 자부심이 깡그리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부채 증가의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정부가 모든 것을 공공기관에게 떠넘기면서 죄인 취급하다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만약 공공기관을 부도덕집단이라고 지적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국가가 성장하는데 역할을 해 온 공공기관을 폄하하고 무시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 정부가 공공기관을 벼랑끝으로만 몰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게 김주영 위원장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공공기관을 거리로 내몰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힌 뒤 “노동계와 정부 생각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단 서로 만나 대화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임 있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화에 나서 서로 논의를 하다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평가는.
▲사실 당혹스럽다. 집권 1년이 다 돼가는 시기에 갑자기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표출했다.
저도 오랜 기간동안 부채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 왔지만 이처럼 갑작스럽게 공공부문에 칼날이 들이닥치니 솔직히 당혹스럽다.
노동이 무시, 소외되고 있는 생각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국가가 성장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는데도 폄하, 무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해서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왜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들고 나왔다고 보는가.
▲포장만 바꾼 것이지만 사실 공공기관 개혁은 역대 정권마다 단골메뉴였다.
하지만 민간기업, 어느 조직보다 공공기관의 투명성은 높다. 2008년도 기획재정부의 용역 결과에서도 공공기관의 효율성이 민간 대기업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부채와 방만경영 문제에 대해 전혀 거론 안하다가 정부가 느닷없이 들고 나왔다.
지난 정부에서도 공기업선진화라는 타이틀을 들고 개혁 과제를 던졌는데 과연 그때 선진화가 되는가. 오히려 부채만 204조원 늘었다.
임금복지 수준은 일방적으로 당시 수준으로 다 묶어놨다.
방만경영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공공기관 개혁) 박수치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부도덕한 집단인가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알리오 시스템에 모든 것을 다 공개했다. 이 정도로 공개하는 곳이 어디 있는가. 없지 않나.
정부가 공무원 수준으로 맞추라고 하는데 공무원과 민간과 비교해 본다면 생애 임금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공무원들의 경우 여러 가지 복지 혜택, 신분보장, 연금 이런 부분들을 다 고려한다면 공공기관과 비슷할 것이다. 오히려 공무원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지난 정부의 공기업선진화가 공기업 정상화로 이름만 바꿨을 뿐이다. 지나친 점이 많이 있다.
공기업은 국가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한전 같은 경우 1961년 출범한 후 그동안 현장에서 5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500명의 목숨을 담보로해서 이만큼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다.
LH는 임대주택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고 도로공사는 폭설, 폭우에도 현장에 달려나간다. 기관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우리가 마치 방만경영을 한 것처럼 그렇게 몰고가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갖고 있다.
구성원들은 왜 방만경영의 주범이 됐는냐 할 정도다. 주변에서 손가락질하고 해서 자존심은 물론 자부심도 다 없어졌다.
사람이 신바람나서 일을 해야 생산성도 올라가고 활력 있게 일 할 수 있는데도 수십년째 이렇게 계속 안 좋은 것만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노력하고 기여한 부분들에 대한 평가는 고사하고 몰매를 맞고 있으니 이게 더 큰 문제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 애국심 그리고 애사심, 자부심이 깡그리 무너졌다.
-현재의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급한 것은.
▲현재 노동계와 정부의 생각이 너무 차이가 있다. 모든 책임을 노동계로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
일단 대화의 틀을 만들어 대화를 해야 한다. 현재 정부가 얘기하고 있는 것은 오랜 기간동안 단협을 통해 형성된 근로조건들이고 이런 부분들을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기도 어렵다.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 즉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화에 나서 매듭을 풀어야 한다.
-대화한다면 타협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국민들의 눈높이를 의식하지 안 할 수 없다. 대화의 틀이 마련된다면 어디까지라고 딱 잘라 선을 정할 수는 없지만 서로 논의를 하다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무리한 사안이 된다면 무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대화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우리가 양보할 부분이 있다면 대화를 통해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낙하산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낙하산은 옳지 않은 부분은 있지만 어떤 정부, 나라를 보더라도 선거에서 승리 할 사람들이 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지금 공공기관의 부채가 늘어난 이면에는 낙하산 인사들이 정부에서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금자리주택 20만호를 지으라 하는데 못 지겠다고 할 재간이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채가 많아질 경우 정부 정책으로 보완을 해 주든지 지원해 주든지 명확히 해야 하는데 기관에게 다 떠넘기고 책임지라고 하면 할 수 없다.
결국은 낙하산 인사는 임명권자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 다 경계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공기업에 대해 비난하는 것 이상으로 낙하산을 비난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관장들이 사표 제출하고 지방선거 출마하는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그것은 진짜 바람직하지 않다.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서 기관을 위해서 일해야 되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다면 아예 정치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거기에 전념하든지, 경력 쌓기 위해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공기관 개혁 반대를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이 있는데.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는 일부 고칠 부분이 있으면 수정할 수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과도하게 심한 부분은 가능하다.
또한 책임있는 고위 공직자들도 본인들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공공기관에게 책임을 전가하면 공감을 얻기고 힘들고 개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공공 부문에 있는 사람들도 국민들을 의식하다. 대화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공공기관 정상화의 올바른 방향은.
▲정부가 계속 공공기관을 죄는 방향으로 한다면 모든 것이 다 엉클어질 것이다. 대화를 통해 짧은 기간에 매듭짓고 다른 일에 전념하는게 훨씬 바람직하다.
지금도 공기업에 있는 분들의 자존심이 상해 있고 국민들은 (공공기관을)나쁜놈으로 매도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앞으로의 계획은.
▲계속 정부에게 대화를 요구하겠지만 양대 노총과 함께 하는 투쟁전선은 계획된 상태다. 각오가 더 세지고 있고 총결의도 한 방편이다.
대화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우리를 거리로 내몰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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