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펀드, 2년 새 2조원 돌파박스장서 높은 수익률이 매력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 2년 수익률 20%증권사 리서치 ‘매도 보고서’ 부추겨중소형주 공매도 증가는 악영향운용력 넓히기 위해 ‘해외 진출’ 활발
대표적인 한국형 헤지펀드 중 하나인 롱숏펀드가 국내 시장에 첫 출시된 지 2년 만에 증권업계 1순위 상품’으로 떠올랐다.
2조원이 넘는 자금 유입은 이제 ‘매수’일색이었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변화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스권엔 롱숏펀드, 높은 수익에 인기↑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1773억원에 불과했던 롱숏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21일 기준으로 2조4564억원을 기록했다.
불과 2년 만에 13배의 시장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은 다름 아닌 높은 수익률이다. 지난 2011년간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머무르며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반면 롱숏펀드는 연간 많게는 8%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6월 출시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가 대표적인 예이다.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는 26일 현재 지난 2년 수익률이 20.7%가 넘고 1년 수익률도 8.3%나 된다.
만약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펀드 출시 당시 이에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2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롱숏펀드가 박스권장세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은 이전 펀드와는 다른 ‘롱숏’이라는 운용전략 때문이다.
오를 주식을 예측해서 미리 주식을 사놓는 전략만 취했던 롱 전략 위주의 기존 펀드 운용 방식에 떨어질 것을 미리 예측해 주식을 빌려 파는(공매도) 숏 전략을 더했다.
과거의 펀드들이 주식이 오르는 방향에만 집중했던 ‘일방향성’투자라면 롱숏펀드는 내리는 종목에도 투자할 수 있는 ‘쌍방향성’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매도’ 의견 등장은 ‘롱숏펀드 효과’
롱숏펀드의 붐을 증명하는 건 몰려던 투자자금 뿐만 아니다. 숏 운용 전략을 취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도 ‘매도의견’이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이는 ‘매수의견’일색이었던 증권사 보고서에는 획기적인 변화다.
지난 18일 한화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의 투자의견 등급체계 개편을 알리며 ‘매도의견’의 비중을 40%로 끌어 올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현대미포조선과 대우증권에 대해 ‘매도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매도의견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증권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리서치센터장이 교체된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롱숏펀드 시장이 커지는 것을 고려해 ‘매도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수만 권하는 증권사 보고서에 대해 신뢰가 많이 약해졌는데 롱숏펀드로 인해 매도의견이 증가하는 것을 긍정적인 바람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롱숏펀드의 역효과로 지적되는 부분도 있다. 수급 조절이 쉬운 중소형 종목에 공매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2월 2조8000억원을 기록했던 코스닥시장의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달 4조를 넘어섰다.
◇해외로 시야 넓히는 롱숏펀드
롱숏펀드의 자금이 몰리면서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자산운용사들도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숏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규모가 제한적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주식시장을 통해 수익률 확보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18일 KB자산운용은 ‘한일 롱숏펀드’를 출시했다. 한국과 일본의 주식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업계 최초 해외 롱숏펀드로 알려졌다.
특히 ‘한일 롱숏펀드’는 일본 내 최대 연기금 운용사인 다이엠(DIAM)운용의 자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또 유진투자증권은 이 상품의 해외 판매도 추진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으로 출시한 ‘아시아포커스 롱숏펀드’도 해외 주식을 통해 운용하는 해외 펀드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 80%를 투자하고 나머지 20%는 미국과 유럽 등에 투자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롱숏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수익률 하락 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었다”며 “해외 롱숏펀드 출시는 이러한 업계의 우려를 낮춰주고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역량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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