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숏펀드서 20개월 만에 첫 자금 순유출평균 수익률, 올초 대비 마이너스 기록롱숏펀드 환매로 코스피 상승도 ‘제한’기관, 2000선 전후로 공매도 물량 쏟아내전문가 향후 전망은 엇갈려
지난달 들어 주가가 2000포인트를 상회하는 등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2000선 하단에서 공매도하는 전략을 취하는 롱숏펀드의 수익률도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분기와 달리 주가 하단이 점차 상승하면서 일각에서는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과 맞물려 작년부터 이어진 롱숏펀드의 인기가 사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지는 상태다.
◇20개월 만의 첫 자금 순유출
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29일까지 롱숏펀드에서는 968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올해 4월까지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면서 총 2조5800억원이 넘게 들어왔지만 월별 기준으로 빠져나간 돈이 더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롱숏펀드는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매수하고(롱) 하락할 것 같은 종목은 차입 후 매도해(숏) 중간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시장 변동성과 상관없이 ‘시중 금리+?’의 안정적인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펀드별로는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자[주혼] A형’에서 709억원이 빠져나가 가장 많은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마이다스거북이90자 1(주식) A형’도 604억원의 자금이 흘러나갔다. 이 외에도 ‘마이다스거북이50자 1(주혼)Ae’와 ‘한화스마트알파자[채혼]종류C’가 각각 188억원, 11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수익률도 저조한 모습이다. 롱숏펀드의 올해 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0.46%에 그치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0.38% 보다 낮은 수준이다.
개별 상품의 수익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BNPP아시아롱숏자(H)[주혼-파생](종류A1)’은 지난 3개월 간 수익률 -5.35%에 머물렀다. ‘한국투자플레서블50자 1(주혼-파생)(A)’도 같은 기간 4.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아시아포커스롱숏자(주식-파생)(A)’와 ‘대신멀티롱숏자[주혼](Class A)’ 역시 각각 -3.15%, -2.15%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연초 1970선 하단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코스피지수가 최근 2000선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며 “롱숏펀드의 경우 지수 선물에 대한 투자 비중에 높은 상품인데 매수의 결과가 지수 선물에 대한 손실분을 메우지 못하면서 수익률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 코스피 추가 상승에 걸림돌 ‘롱숏펀드’
강한 박스권 시장에서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롱숏펀드였지만 지수 상승 기간 수익률 하락으로 환매물량이 늘어나면서 역설적으로 추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롱숏펀드를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들이 2000포인트를 기점으로 공매도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수가 2000포인트를 상회하면서 롱숏펀드는 숏거래를 통해 펀드 가입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주식시장에서 매도 주문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고 결국 주가가 최근 오름세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중순, 2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눈에 띄고 있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뚫고 올라선 지난달 14일 이후 30일까지 기관은 1조3310억원을 순매도해 같은 기간 2조2368억원을 쓸어담은 외국인들과는 정반대의 매매 전략을 취했다.
특히 투자신탁 부분에서 1조1577억원이 빠져나가 기관의 매도 물량을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기관이 꾸준히 환매물량을 쏟아내면서 지수는 2010선 중반에서 더 이상의 추가상승에 나서지 못하고 주춤했다.
결국 국내증시를 견인하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서자 주가도 결국 버텨내지 못하고 지난달 마지막 장에서 1990선으로 밀려났다.
◇ 롱숏펀드 향후 전략 “단기 조정” vs “환매 고려”
이처럼 롱숏펀드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앞으로 어떤 전략을 취해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현재는 단기적 조정일 뿐 여전히 롱숏펀드의 매력을 충분하다는 주장과 이제는 진지하게 환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단기적 조정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최근 자금 유출에도 그 비중이 크지 않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여전히 장기 투자에 대한 욕구가 커 롱숏펀드의 인기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연구위원은 “최근 일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롱숏펀드 전체 설정액의 2% 수준”이라며 “주식형펀드는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위험 성격을 가진 롱숏펀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코스피지수가 상승장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반대 상황이 될 경우 롱숏펀드의 수익률이 다시 좋아질 수 있다”며 “단기적인 추세를 보고 롱숏펀드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에 비해 환매를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2050을 기준으로 그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박스권 장세에 유리한 롱숏펀드의 매력이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모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향후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르면 롱숏펀드의 수익률 감소폭이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며 “롱숏펀드를 통해 일정 부분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은 환매를 고려해볼만한 시기”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지난해 수익률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기대 수익률을 낮춰야 할 것”이라며 “롱숏펀드의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분산 투자 차원에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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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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