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무파업 신화 깨져 사상 최악 실적‘외우내환’새로운 돌파구 마련〈br〉崔- 오랜 경험과 인맥, 경영능력을 활용〈br〉權- 현대오일뱅크 신화 현대중공업에서 다시
현대중공업이 ‘최길선·권오갑’ 듀오 체제로 새로운 도약을 향해 힘찬 항해를 준비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이재성 대표이사 회장의 사임에 따라 김외현 단독 대표이사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외현 사장은 차기 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며 현대중공업을 공식적으로 대표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에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임명했다. 이는 지난달 최길선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을 수혈한 후 한 달 만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권오갑 사장과 ‘듀오 체제’로 새로운 항해에 나선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긴급 투입한 이유는 이렇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세계 조선 경기의 불황 속에서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로 1973년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19년째 무파업을 이어온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난항을 겪자 결국 파업 수순을 밟기로 결정한 것.
최길선 회장은 조선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통한다. 최길선 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울산조선소를 기공했던 1972년에 현대중공업에 입사하여 40여년간 조선, 플랜트 분야에 몸을 담았다. 또한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NO 1이 될 수 있도록 공을 세운 인물이다.
최 회장은 한라중공업 조선사업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한국조선협회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재직 시절인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조선경기가 급락하자 사임할 때까지 급여를 한푼도 받지 않는 '무보수 경영'으로 사내외 신망이 두텁다.
권오갑 사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여 2007년부터 2010년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장(부사장)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근무했다.
한마디로 입사에서부터 현재까지 현대중공업과 역사를 함께한 ‘현대중공업 맨’으로 불린다. 권 사장은 다시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 이유는 사내 위기극복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정유시장에서 현대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올 상반기 정유사의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흑자로 전환시킨 장본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권 사장이 대표를 취임하기 전까지 내수시장 점유율은 10년 동안 18%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점유율을 22%까지 증가시켰다. 이 같은 결과는 현대오일뱅크가 발표한 자료에 명확히 나타났다. 지난 2011년 영업이익률을 3.1%로 이듬해에는 1.4%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또한 정유 4사 중 공장 규모와 주유소 숫자가 타 기업에 역부족임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영업이익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이밖에 올 1분기 석유정제업에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곳은 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하며 알뜰주유소 공급업체로 3년 연속 선정되면서 국내시장 점유율 2위를 넘볼 정도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최길선 회장과 현대중공업에서 오랫동안 함께 재직하며 호흡을 맞춰온 권오갑 사장을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적임자로 점찍어 불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과 권 사장이 협의해 조직 개편, 인력 재배치 등에 조만간 착수하는 한편 교착 상태에 빠진 노조와의 협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들 듀오에게 첫 번째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노조다. 현대중공업 노사 양측은 지난 5월 14일 상견례부터 36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아직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연장을 결정함에 따라 16일부터 25일까지 추가 교섭에 들어가게 된다.
한편 이재성 대표이사 회장은 작년 10월 책임경영 체제 강화의 일환으로 현대중공업 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과거 저가 수주 등으로 인한 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상담역으로 물러났다. 임기가 아직 1년 반 가량 남아있는 시점에서의 사퇴라 사실상 경질로 받아들여진다.
동조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사는 협력과 화합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19년 무파업 기록이 깨질 분위기다. 더불어 영업실적으로 내부동요를 잠재우기 위해 최길선, 권오갑 카드를 커내 들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사업개편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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