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반발 거세지자 신도시 등 외곽만 물색3100여가구 추가지정 논란···숫자 채우기 ‘급급’
정부가 안전성 문제 등으로 주민 반대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를 무시한 채 ‘숫자 채우기식’으로 행복주택 대상지를 추가 지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대상지 역시 교통 여건이 좋은 도심지에 주거지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와는 거리가 먼 지역이어서 사업 자체에 대한 ‘유명무실론’까지 거론된다.
국토교통부는 하반기 행복주택 3000여 가구를 건설할 사업 대상지 6곳을 추가로 발굴했다. 상반기까지 2만7000여 가구를 지을 사업 입지를 확정한 데 이어 3000여 곳을 추가했다. 입지가 확정된 행복주택은 3만500가구(47곳)로 늘어났다.
문제는 추가 사업지의 면면을 보면, 행복주택 본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하반기 추가로 확정된 사업지는 고양 지축(약 890가구), 하남 감일(약 670가구), 천안 백석(약 550가구), 용인 구성(약 500가구), 수원 호매실(약 400가구), 대전 도안(약 180가구) 등 총 3190가구다.
해당 지역은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철도용지나 유수지 등 교통 여건이 좋은 도심에 지어 젊은 층에게 일터와 가까운 집을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행복주택 사업 취지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정부는 앞서 2017년까지 20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에서 14만가구로 축소하고, 뉴타운 등으로 대상 용지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공급가구 수가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택지개발지구, 도시재생사업지구에도 행복주택이 들어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된 바 있다.
산단·공기업 보유 택지지구에 신혼부부·대학생 등으로만 80% 이상 채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과 또 그곳의 임대주택과 차이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이 행복주택 개발 후퇴는 대통령 공약 이행에 바쁜 정부의 부실한 사전 검토와 주민 반발을 무시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1300여가구를 짓는 목동 행복주택만 보더라도 이런 점이 잘 나타난다.
유수지 악취 제거·대지 보강 등 추가 비용이 필요해 철도용지 못지않은 공사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이고, 안전 문제 등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를 상대로 소송 중이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제대로 된 계획 없이 대선에 급급해 만든 정책이어서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없는 구조”라며 “정부는 소통마저 단절하고, 밀어붙이기로 나가다 보니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 엉뚱한 곳에 지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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