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증권가에서 사라진 증권맨의 수다. 한 명당 4인 가족을 부양했다고 가정하면 약 1만6000명의 생계가 위협을 받은 셈이다.
바람 앞에 등불 같았던 증권맨들의 처지는 그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겨울을 앞둔 여의도 증권가가 오랜만에 기대에 차있다. 3분기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자기자본 기준 1위 KDB대우증권의 순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고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746.9%나 증가할 것이라는 집계도 나왔다.
구조조정 칼바람도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회사 측과 대립 각을 세웠던 노동조합의 목소리도 많이 낮아졌다.
증권사의 턴어라운드가 반갑지만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표정도 있다. 증권사의 수익 개선이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되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며 쓰인 비용이 없어지고 또 구조조정 효과로 판매관리비가 줄어든 것이 증권사 수익 개선에 발판이었다는 설명이다.
실로 올해 3분기 증권사들의 성적은 ‘떠난 증권맨들의 목숨값’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증권사의 진짜 성적표는 이제 남겨진 사람들이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당국의 노력과 유관기관들의 협조도 절실하지만 증권사 자체의 변화도 요원하다.
다행히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출시를 앞둔 상장지수증권(ETN) 등 금융상품과 빗장을 여는 중국 증시 등이 증권가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기업의 배당 확대와 연기금 투자 비중 확대, 상장사 액면분할 유도 등의 내용을 담은 증시활성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떠난 이들의 눈물이 헛되지 않게 여의도에 남겨진 이들이 더욱 고삐를 조아야 할 때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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