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설정액·수익률 감소 추세중소형주 강세·변동성 확대로 불확실성 커져최근 지수 반등 조짐도 인가 하락 ‘부채질’
특히 채권 및 해외주식을 중심으로 펀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자금 이탈이 오히려 심화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추세가 완전히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국내 롱숏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2814억원이다. 같은 기간 5807억원이 들어온 국내채권펀드나 각각 830억원, 1462억원이 유입된 해외주식펀드, 해외채권펀드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롱숏펀드에 대한 열기는 다른 어떤 재테크 상품보다도 뜨거웠다. 은행금리가 1%대까지 하락하고, 국내 주식시장도 박스권을 면치 못하면서 중위험·중수익을 노릴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말 1773억원에 불과했던 롱숏펀드 설정액은 작년 4월 2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급속도로 몸집을 키웠다.
롱숏펀드는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을 매수하고(롱 전략),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차입 후 매도해(숏 전략) 중간 수준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돼 시장 변동성에 상관없이 ‘시중금리+a’의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대형주 대신 중소형주의 변동 폭이 커졌고, 배당주 및 가치주 같은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들이 부각되면서 롱숏펀드의 수익은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이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해당 상품 환매에 나서면서 설정액 역시 가파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한 때 2조5000억원을 상회하던 롱숏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1조9000억원으로 20%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익률도 최근 3개월 기준 전체의 60%가 넘는 상품들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아울러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2월까지 벌써 2600억원이 빠져나간 롱숏펀드 자금은 3월에도 4거래일 만에 151억원이 빠져나는 등 자금 유출이 계속됐다.
수익률 또한 현재 설정된 68개 상품 가운데 44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최근 국내증시의 반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각국의 잇따른 양적완화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자 주요국 증시는 물론 코스피도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 1월까지 1920~195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코스피지수는 설 연휴를 전후해 오름세를 보이며 최근 2000선에 도달하는 등 고점을 점점 끌어올리는 중이다.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실현하는 숏 전략은 주가가 오르면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던 지난해 7~8월에도 롱숏펀드는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면 반대로 설정액과 수익률은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익률에 실망한 기존 투자자들이 작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환매에 나서고 있는 만큼 현재 분위기를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충분한 수익을 본 투자자들이 다른 펀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주가 강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롱숏펀드가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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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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