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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들, 요리·가족·일반인 품은 안방 예능

[2015 상반기 예능 결산]사라진 ★들, 요리·가족·일반인 품은 안방 예능

등록 2015.06.11 06:00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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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방, 가족 예능, 일반인 스타’

2015년 상반기 예능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세 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예능에서 쿡방, 가족예능, 일반인 스타는 나오면 뜬다고 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공통점은 모두 진화된 형태의 콘텐츠라는 점이다.

쿡방은 ‘Cooking과 방송’의 줄임말로 요리하는 방송을 말한다. 이는 먹방(먹는 방송의 줄임말)의 진화된 형태. 더불어 쿡방의 주체가 된 스타 셰프들을 비롯, 서장훈 등 일반인 예능스타의 활약 역시 먹방과 가족예능에 기반한 진화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스타와 2세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관찰예능 형식으로 담아낸 육아예능 역시 가족예능의 형태로 확대되며 건강한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 먹방→쿡방으로 진화, 볼거리+정보로 재미 잡았다

먹방의 매력은 야무지게 잘 먹는 스타를 보는 데 있다. CF 속 스타들은 다소 비현실적인 먹방을 선보이며 스타는 최대한 예쁘고 멋있게 먹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하지만 커피 한 모금에 하늘만 바라보고 미소짓거나, 밥을 새 눈물만큼 젓가락으로 떠먹으며 배부른 표정을 짓는 모습이 TV 속 스타들의 익숙한 얼굴이었다.

사라진 ★들, 요리·가족·일반인 품은 안방 예능 기사의 사진


그렇기에 잘 먹는 스타, 일명 먹방 스타들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신선함 때문일 터. 우리가 알던 스타가 아닌 털털하고 야무지게 잘 먹는 이미지가 노출되며 공감을 이끌었다. 먹방이 인기를 얻자 너도나도 먹기 시작했다. 좌식 토크쇼에서도 뜬금없이 먹자고 덤비는 통에 지상파, 비지상파 할 거 없이 먹방이 주를 이뤘다.

반복되는 먹방에 지쳐갈 무렵, 먹방의 진화 형태인 쿡방이 안방을 점령했다. 방송에서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함께 어우러져 요리를 하는 방송은 초기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을 통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 포문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가 열었다. 최현석, 이연복, 정창욱 등 다수의 셰프들이 출연해 15분 안에 게스트가 주문한 요리를 냉장고 속 재료를 이용해 만들며 경쟁을 펼치는 프로그램. 또 tvN ‘집밥 백선생’은 백종원 셰프가 김구라, 윤상 등 연예인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주는 과정을 그린 대표 쿡방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탄생하는 요리는 ‘맛있겠다’는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후 먹방은 필수. 완성된 요리를 스타들이 모여 시식하며 맛깔나는 먹방으로 1석2조의 볼거리를 준다.

이 역시 진화해왔다. 고급스럽고 그럴싸한 비주얼이 소위 방송용. 하지만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법한 투박하지만 친근한 비주얼, 혹은 실패작도 여과 없이 전파를 탄다. 때로는 망작(?)이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때도 있다.

이 기세를 몰아 도시가 아닌 농어촌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하는 콘셉트의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역시 대표 쿡방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삼시세끼를 만들어 먹는 쿡+먹방 형태. 셰프가 아닌 일반 연예인들이 칼을 잡는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차승원, 유해진, 이서진, 옥택연 등 출연 스타들은 요리가 서투른 친근한 매력을, 또 반전 요리실력을 뽐내며 셰프 버금가는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쿡방에는 볼거리와 정보, 공감이라는 성격이 인기를 끌며 2015년 상반기 예능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 백종원·서장훈··· 일반인 스타+예능의 인기

쿡방을 통해 백종원, 최현석, 이연복, 정창욱, 맹기용 등 수많은 셰프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으며 예능스타로 자리 잡았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셰프들이지만 방송에 활발히 모습을 비추는 스타는 아니었다.

대부분 주방에서 직접 칼을 잡고 요리를 해내는 셰프들. 방송과 거리가 멀었지만 쿡방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안방극장을 셰프들이 점령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위 떴다. 앞서 열거한 셰프들은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을 비롯해 MBC ‘찾아라 맛있는 TV’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요리를 선보인다.

셰프들끼리 모여 대결을 펼치는 ‘냉장고를 부탁해’의 셰프들, 1인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종원 등 일반인 셰프들이 스타덤에 올랐다.

사라진 ★들, 요리·가족·일반인 품은 안방 예능 기사의 사진


상반기 일반인 예능스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은 세대가 다른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을 담은 예능프로그램이다. MC 유재석, 김구라가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지만, 주인공은 이들이 아닌 일반인. 두 MC가 갈등 해결을 주도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 철저히 관찰 카메라를 이용해 이들의 갈등을 들여다보고 스튜디오에서 방청객과 출연진 모두 하나가 되어 해결점을 찾는다.

농구코드에 서있는 모습이 익숙한 전 농구선수 서장훈과 현주엽은 상반기 가장 큰 수혜자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예능인으로서 가능을 보여준 서장훈은 본인을 예능인이 아닌 셀럽(셀러브리티의 줄임말)이라고 칭해 서셀럽 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서장훈은 MBC ‘무한도전’, JTBC ‘마녀사냥’에 출연해 솔직한 입담이 조명을 받으며 MBC ‘세바퀴’, JTBC ‘썰전’에 고정 MC로 합류하며 예능인으로서의 발판을 다졌다.

사라진 ★들, 요리·가족·일반인 품은 안방 예능 기사의 사진


현주엽 역시 서장훈과 함께 ‘무한도전’에 출연해 예능에 진출했으며, 이후 tvN ‘촉촉한 오빠들’에서 김상경, 강균성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일반인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 역시 일반인들의 사연을 통해 내용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일반인 예능의 출발은 단연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이다. 5년 째 전파를 타고 있는 ‘안녕하세요’는 일반인들이 사연 당사자로 출연해 자신의 고민을 스튜디오에서 풀어가는 형태로 진행된다.

폐지와 파일럿이 반복되며 빠르게 변하는 예능 시장에서 5년동안 자리를 지키기란 쉽지 않을 터. 일반인 예능의 매력을 잘 살리며 ‘안녕하세요’가 승승장구 하는 비결은 일반인 사연자들의 기상천외한 사연 뿐 아니라 일반인 예능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린 프로그램이라서가 아닐까.

◆ 스타 2세와 가족 예능의 인기, 육아 예능의 진화

MBC ‘아빠 어디가’는 육아 예능의 대표작이다. 시즌2에 걸쳐 방송되며 인기를 얻었고, 윤후, 송지아, 김민율 등 스타 2세들의 천진난만하나 매력이 안방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이 기세를 힘입어 제작된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추사랑, 삼둥이 송대한-민국-만세 등 귀여운 스타 2세들이 주목받았다. 이후 신설된 SBS ‘오 마이 베이비’ 역시 스타들의 2세 육아를 담은 관찰 예능.

‘아빠 어디가’는 시청률 부진과 소재고갈로 막을 내렸고,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상파 일요 예능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육아예능은 과열 경쟁 조짐을 보였지만, ‘아빠 어디가’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을 만큼 육아예능의 반복되는 스토리와 구조에 대한 피로감도 적지 않았다.

사라진 ★들, 요리·가족·일반인 품은 안방 예능 기사의 사진


이후 인기를 얻었던 육아예능과 관찰예능, 두 콘텐츠가 결합되어 진화된 형태의 가족예능이 등장했다. SBS ‘자기야’는 이후 ‘백년손님’이라는 부재를 차용하며 장모와 사위의 일상을 관찰 형식으로 담은 ‘자기야-백년손님’으로 개편되었다.

이는 주요했다. 과거 스튜디오에서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일상을 함께 시청하며 불만을 토로하던 구조에서 장모와 사위, 거기에 딸이자 아내의 관계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역설하고 있는 것.

목요일 저녁 시간대 방송되는 ‘해피투게더’의 화려한 게스트도 이겨낼 만큼 ‘자기야’가 보여주는 가족의 힘은 대단하다.

당초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SBS ‘아빠를 부탁해’는 일요일 저녁 시간대로 이동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경규-이예림 부녀를 비롯해, 강석우, 조민기, 조재현 부녀가 각각 출연해 일상을 관찰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이경규는 방송 현장에서는 버럭하지만 딸 앞에서는 작아지는 딸 아빠의 면모를 보이거나, 조재현은 배우를 꿈꾸는 딸한테 돌직구도 마다하지 않는 호랑이 아빠의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이처럼 일방적인 형태인 ‘육아’가 아닌 자녀와 스타의 쌍방향 소통과 스토리가 담긴 가족의 형태로 진화하며 스타 2세의 예능 흥행 공식의 방점을 찍었다.

◆ 유재석이 사라졌다

90년대 예능 시장은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같은 빅 3 MC가 출연하지 않으면 흥행할 수 없다는 공식이 불문율이었다. 그렇기에 예능프로그램이 신설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MC는 누가 맡나 하는 의문이 먼저 생겼다. 하지만 2015년 트렌드는 바뀌었다.

한 방송관계자는 뉴스웨이에 “과거 지상파 방송사 국장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누구를 데려오는지를 먼저 고려했다. 내용은 중요하지 않았고 누가 MC 석에 오르느냐가 승부수라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거액의 몸값을 주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시청자들이 의외의 콘텐츠에 열광하는 현상을 보며 방송사들도 소위 되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 게 트랜드”라고 분석했다.

일반인, 요리, 가족, 2015년 상반기 주목받은 세 가지 콘텐츠에는 스타가 없다. 건강한 콘텐츠가 주목을 받았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기존 인기 콘텐츠들의 진화된 버전이라는 것.

예능이 진화하며 발전하는 똑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즐겁다. 스타에 의존하는 안일한 형태나, 기존 인기 콘텐츠를 자가복제하는 자가당착형 콘텐츠가 아닌 건강한 발전과 진화의 모습은 하반기 예능에 기대감을 갖기 충분하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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