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우유 문제점 드러나는데 정부 관리는 유명무실

‘완전식품’으로 알려진 우유에 대해 부정적인 조사·실험 결과가 쏟아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우유 생산과 유통을 관리해야할 정부의 시스템이 상당히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유로 인한 부작용 등 신고접수건수가 최근 4년간 1100건으로 일주일 평균 5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별로는 우유가 변질 및 부패되는 ‘화학적 부식’이 41.9%인 461건으로 가장 많았고 우유를 먹은 후 복통, 설사 등 ‘소화기관 내 장애’가 28.7%(316건), 우유 안에 금속, 벌레, 플라스틱 등 이물질 발견이 19.5%(215건), 식중독 3.4%(37건) 순으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원유검사 불합격 내역’ 역시 지난해 생산된 총 212만9254톤의 우유 중 540.6톤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으며, 내역별로 보면 잔류물질 불합격이 287.9톤으로 가장 많았고, 알코올 불합격 144.2톤, 비중 불합격 43.7톤, 관능불합격 22.6톤, 진애 불합격 1.4톤, 기타 40.7톤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김 의원이 입수한 모 우유업체의 최근 3년간 원유검사 실적을 보면 매년 잔류물질허용기준치를 초과하여 불합격된 원유가 계속 검출되고 있음에도 불합격량이 감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우유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 단계를 거쳐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의 각 단계에서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부여하고 있고, 현재 67개의 우유업체가 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HACCP 기준표에는 정작 위해요소인 동물의약품 잔류허용기준치 조사가 누락된 것은 물론이고 식약처는 우유 잔류허용치 조사를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식약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에서 가공, 유통단계의 모든 검사를 우유업체에게만 맡겨놓고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하고 있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해썹에 동물의약품 잔류허용기준치 조사를 포함시키고 업체들의 검사결과를 관리감독해야 한다”며 “동물의약품 잔류허용기준치도 외국에 맞게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