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중화권·유럽에 이어 미국行···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너지화학·정보통신·반도체 등 주요사업에 대한 성장 발판도 마련‘정례 CEO 세미나’ 이후 정기인사 실시 관측도
최태원 SK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국내외에서 강행군을 이어가며 미래 시장을 대비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장기 부재로 잠시 주춤했던 SK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회복함으로써 에너지화학·정보통신·반도체 등 주요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오는 14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한다. 최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과 관련해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에 미국 정제계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K 측은 이번 미국 방문이 청와대의 공식 행사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행보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최 회장이 출소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만큼 현지에 위치한 SK 사업장을 둘러볼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SK그룹의 핵심 사업인 에너지와 IT 부문의 거점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은 북미 셰일가스 시장에서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SK E&S는 미국 콘티넨탈 리소스의 우드포드 셰일가스전 지분을, SK이노베이션은 현지 석유생산광구 2곳의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르면 내년부터 미국에서 3차원 D램인 HBM의 차세대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최 회장이 연이어 해외 현장경영에 나선 것은 주요 사업에 대한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텔레콤 등은 올 2분기까지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변화의 필요성은 늘 제기돼 왔다. 추가 투자는 물론 글로벌 주요기업과 협력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에 최 회장이 사면복권 후 가장 먼저 결정한 것도 SK하이닉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방안이다. 또한 에너지 및 IT 부문에도 추가 투자 검토를 주문하는 한편 국내 주요 사업장을 둘러보며 현안을 파악하고 곧바로 해외로 발걸음을 옮겼다.
최 회장은 지난 8월말 범(汎)중화권 출장을 통해 SK하이닉스 우시(無錫)공장과 SK종합화학의 우한(武?) NCC(나프타분해설비) 공장을 방문하고 현지 정부 및 기업관계자를 만났다. 홍콩과 대만에서도 CGH(China Gas Holdings), FEG(Far Eastern Group), 팍스콘 등 각 분야의 글로벌 리더와 연이어 면담을 갖고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유럽에서는 SK루브리컨츠가 스페인 정유사 렙솔(Repsol)과 함께 현지에 구축한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아울러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찾아 반도체장비업체 ASML, 원유·석유 트레이딩 회사 트라피규라 등의 주요 경영진과 함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7일 SK종합화학과 사빅(SABIC)의 합작법인 SSNC가 울산에 설립한 넥슬렌 공장 준공식에서는 “향후 넥슬렌의 글로벌 사업거점을 확장하고 생산규모를 100만톤 이상으로 늘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미국과 중국, 유럽, 중동을 아우르는 경영전략의 밑그림을 완성하게 됐다. 향후에는 그룹의 내부 결속을 공고히 함으로써 청사진을 구체화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SK그룹의 정기인사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그룹은 이달 말 ‘2015 정례 CEO 세미나’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주요 계열사별로 사업비전 평가와 미래전략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국내외 현장을 두루 살펴본 만큼 보다 구체화된 사업 개편안이 나올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K그룹이 세미나 이후 정기인사를 단행하고 최 회장의 친정 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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