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리스크에 한 박자 느린 대응···단기 처방식 정책 남발
중장기적 시각으로 대내외 변화 선제 대응해야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2%를 기록해 6분기 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났고, 9월 전산업 생산이 54개월 만에 최대폭인 2.4%를 기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2분기 -0.2%에서 3분기에 1.1%로 반전됐다.
하지만 우리경제 3분기 성적은 ‘반짝 성장’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러한 성적이 길어야 내년 상반기 안에 그친다는 전망이다. 메르스 여파를 벗어내기 위한 정부의 급격한 소비진작책으로 인한 신기루라는 비판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경제 체질 개선이 한 박자 느리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가시거리에 있는 문제는 중국경제와 미국 금리인상이다. 현재 상황을 볼 때 중국경제의 경착륙이나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긴축발작(taper tantrum)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우리나라 수출도 점차 하향세를 걷고 있다.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거머쥔 것도, 올해 이를 내려놓은 것도 중국 경제상황과 보폭을 같이 했다. 그럼에도 중국경제의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 변화에 우리나라 수출은 대비하지 못했다. 동시에 수출 다변화도 꾀하지 못했다. 오히려 ICT 수지가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를 앞지르는 상황만 이어지고 있다. 한중FTA 등 FTA 발효도 늦어지면서 쉽게 받을 수 있는 수출혜택마저 내던지고 있다.
당장 12월로 점쳐지는 미국의 금리인상도 1년여간 대외리스크로 꼽혀 왔지만, 오히려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은 최근에야 시작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시장금리는 올라갈 수 있어 가계와 한계기업의 부담이 커진다.
노동시장 경직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동개혁도 진전 없이 늦어지고 있다.
잠재성장률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6년 이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고, LG경제연구원도 2020년 이후 1%대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OECD는 2030년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대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경제정책에 중장기적인 시각을 가져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기대는 정책의존형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경제의 장기 성장력과 복원력 회복을 위해 신속한 구조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도 최근 경제리포트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부진은 경기순환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중기적인 현상이다”며 “경제정책의 주된 방향은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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