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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조짐에 유일호·강호인 리스크 까지

부동산 침체 조짐에 유일호·강호인 리스크 까지

등록 2016.01.05 13:07

수정 2016.01.05 14:59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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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 논란 놓고 엇박자···시장 혼선 등 파장 예상

유일호 경제부총리(좌)와 강호인 국토부 장관유일호 경제부총리(좌)와 강호인 국토부 장관

최근 침체 조짐이 일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경제부총리·국토교통부장관 리스크가 등장했다.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와 주택 정책을 책임지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택 공급 과잉 논란을 놓고 연일 엇박자 내지 오락가락하는 언행을 취하고 있기 때문.

부동산 시장이 정부 정책에 좌지우지 되는 만큼 경제 관료들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 직격탄이 돼 주택 시장 위기감이 증폭될 수 있다는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유일호 장관은 강호인 국토부 장관 이전 전임 국토부 장관을 역임했다. 누구보다 최근 정부 주택 정책과 시장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최근 경제부총리로 내정되자마자 공급 과잉 논란에 대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 4일 국회에 제출한 인서청문회 답변서에서도 “주택시장에 크게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지난달 29일 국토부가 발표한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와 최근 강호인 장관의 발언과도 일부 동떨어진 것이다.

유 내정자는 국토부 재직 시설에도 부동산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들었다.하지만 그때마다 “대부분의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공급이 많더라도 이를 소화할 수요가 있다면 공급 과잉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되고난 직후 발언인 “주택공급 과잉 아니다”라는 언급도 이런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실정을 무마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반면 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공급 과잉 부작용을 일부 우려하고 있다. 특히 강 장관은 주택업계 CEO들을 만날 때마다 우려의 입장을 전달하고 적정 수준의 공급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강 장관은 ‘주택건설의 날’ 행사에 참석해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이 늘어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다. 누적되면 국가 경제는 물론 주택업계에도 부담이다. 적정 수준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분양 주택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업계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54%(1만7503가구)나 폭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분양 통계를 낸 이래 월간 기준 최대 증가율이다. 증가 숫자로는 2008년 6월 이후 최대치다.

강호인 장관의 널뛰는 듯한 오락가락 발언도 문제다. 강 장관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주택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우려에 대해 “시장에서 알아서 조절해줄 것이다”, “올해 건설사들이 공급물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돼 대책을 강구하기엔 이르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월과 12월 주택건설업계 CEO나 출입기자들을 만나 “주택 공급 과잉과 분양 과열 양상이 보인다”, “(주택을)적정수준으로 공급해 달라”라는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일각에선 강 장관이 취임 이후 소신 발언을 하기 보다 업계 눈치를 보면서 지속적으로 널뛰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듯 한국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과 부동산 주무부처 장관의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시장 침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는 올해 한국 경제의 향방을 가를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자칫 잘못 다뤘다간 가계파산은 물론 은행 부실로 이어지는 연쇄 위기의 도화선도 될 수 있다. 시장이 경제 수장이나 장관의 입에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같은 경제팀 내 혼선이나 주무부처 장관 스스로 널뛰는 발언으로 시장을 교란시켜선 안된다는 것.

공급과잉 논란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미분양 주택수가 늘어나는 등 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음에도 “공급과잉이 아니다”, “업계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뒷짐만 지고 있다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여전히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새해 첫 달부터 전국에서 1만5000여가구 넘게 분양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1월은 통상 분양시장 비수기란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건설사들이 소나기 분양을 그치지 않고 있다는 게 증명되는 셈이다. 2월부터 가계대출 강화 방안이 시행되고, 전체 경기가 주춤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양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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