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지난해 영업이익 총 4조7926억원···올해 저유가 기조 반영해 다양한 전략 마련
국내 정유4사가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일제히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지난 2014년의 악몽을 떨쳐냈다. 올해도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업체가 양호한 실적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총합은 4조7926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정유업계와 증권가에서 예측한 총 5조원의 영업이익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3사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지난 2014년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업체 모두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매출은 크게 감소했으나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정제마진 호조로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7월과 8월 5달러선에서 9월 7달러 후반대로 올라선 후 현재까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올해 영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원유가격이 급락할 경우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 주로 도입되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21일 배럴당 22.83달러를 기록하며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며 4일(현지시간) 29.51달러까지 올라 30달러에 근접해 있지만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하락 요인은 산적해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원유가격이 박스권을 유지하며 순항하던 정유업계도 4분기부터 본격화된 유가 하락세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해 4분기 2300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으며 SK이노베이션의 손실도 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에 발생한 재고평가손실에 올 1월의 국제유가 하락세를 미리 반영하는 등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난해의 성과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인 저유가 기조는 위험요소가 될 수밖에 없으며 호실적에 도움을 준 정제마진이 공급과잉으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의 원유 수출 재개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 업체들은 이 같은 환경에 다양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존에 진행해오던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재고 수준과 제품 생산 비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공정개선 작업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이란 경제 제재 해제와 맞물려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을 다시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업계가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2014년의 부진을 씻어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면서 “올해도 대외 환경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만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저유가에 대한 수요 증가에 투기적 구매 수요가 가세하면서 정제마진이 한동안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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